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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警, 내사까지 법왜곡죄 적용 판단…“일선 수사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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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 법왜곡죄 판단기준 배포

    ‘수사중’인 형사사건의 범위 판단

    송치 후 보완수사 과정도 포함돼

    수사부서가 경찰 아니어도 해당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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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정식 입건 전 범죄 혐의 유무를 살피는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도 경우에 따라 법왜곡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왜곡죄가 규정한 ‘수사 중인 형사사건’의 범위를 경찰이 비교적 넓게 해석한 것으로 일선에서는 첩보 수집과 내사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이달 12일 전국 시도경찰청에 배포한 법왜곡죄 판단 기준 관련 자료에서, 정식 입건 절차가 시작되지 않은 내사 사건도 상황에 따라 법왜곡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법왜곡죄의 구성 요건 가운데 하나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형사사건’을 해석하면서 내사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법왜곡죄는 형법 제123조의2에 규정돼 있다. 해당 조문은 ‘형사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하는 검사, 또는 범죄 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 또는 수사 중인 형사사건에 관해 일정한 행위를 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및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핵심은 ‘수사 중인 형사사건’의 범위다. 내사와 수사의 구별을 두고는 통상 ‘형식설’과 ‘실질설’이 대립한다. 형식설은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인적 사항, 범죄 사실, 적용 법조 등이 담긴 범죄 인지 보고서를 작성하고 형식적인 입건 절차까지 마쳐야 비로소 정식 수사가 시작된다고 본다.

    반면 경찰은 이번 자료에서 실질설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입건은 내부적인 절차에 불과하고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를 인식한 뒤 실제 수사 행위에 착수했다면 그 시점부터 수사가 개시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경찰은 자료에서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를 인정해 수사에 해당하는 행위를 시작한 때 ‘수사 중인 형사사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식 입건 여부와 관계없이 당사자를 소환해 조사하거나 신문하는 등 실질적인 수사 행위가 이뤄졌다면 법왜곡죄 적용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은 또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뒤 보완 수사 요구를 받은 경우나 불송치 결정 이후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다시 송치된 경우도 모두 ‘수사 중인 형사사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에서는 법왜곡죄가 실제로 내사 단계에까지 적용돼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다만 법 적용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수사 현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 지역의 한 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내사 사실을 당사자가 인지해 곧바로 법왜곡죄로 고발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겠지만 현장 경찰관들의 첩보 활동을 위축시킬 소지는 충분하다”며 “진정·탄원에 따른 내사 외에 다른 방식의 내사는 지금보다 훨씬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고 내사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법왜곡죄 적용 대상을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 부서 경찰관으로 한정하지도 않았다. 지역 경찰, 경비 부서, 수사 지원 부서 소속 경찰관이라도 수사와 관련된 행위를 했다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예컨대 수사 지원 부서의 증거 수집이나 지역 경찰의 현행범 체포 역시 수사 관련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소인이 주장하는 죄명을 폭넓게 검토하는 행위나 ‘합리적 범위 내 재량적 판단’ 역시 수사보고서 등 명확한 근거가 확인될 때만 인정될 수 있다는 내용도 자료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청은 해당 자료에 대해 “법왜곡죄에 관한 수사 지침이나 공식 가이드라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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