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강원 등 대거 복무 완료 앞둬…‘일급 50만원’에도 지원 문의 없어
현격한 복무기간 차이로 예견된 수급 대란…의·정 갈등 여파는 ‘충격’
16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 18개 시군의 공보의 301명 중 142명(47.2%)의 복무가 오는 4월9일 만료된다. 의과 63명, 치과 25명, 한의과 54명이다. 특히 필수 의료를 책임지는 의과 공보의들의 절반 이상이 현장을 떠나게 돼 상황이 심각하다.
농어촌 지역인 경남 10개 군은 공보의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미 의료 공백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군 보건소 관계자는 “복무 만료 예정자들이 2월 중순부터 잔여 연가를 순차적으로 사용하면서 실질적인 진료 업무는 이미 차질을 빚고 있다”고 했다.
경남 시군 보건소는 고액 연봉을 내걸고 일반인 관리 의사(기간제 근로자) 채용에 나섰지만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 의과 공보의 10명 전원이 전역하는 고성군의 경우 대체 의사 일급을 최근 50만원까지 올려 4차 모집공고를 준비 중이다. 여태껏 채용 문의가 한 건도 없다.
의과 공보의 12명 중 9명이 떠나는 합천군은 일급 60만원으로 시작했던 공고가 유찰되자 100만원(한 달 20일 근무 기준)까지 올려 2·3차 공고 끝에 겨우 1명을 확보했다. 선발된 의사는 이달 말부터 보건소 진료만 전담하게 된다. 현재 도내 다른 보건소들은 일급 50만~60만원 조건으로 모두 17명을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충북도는 공중보건의 177명 중 100명(56.5%)이 전역할 예정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공보의 부족으로 관내 총 95곳 중 약 80곳만 인력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4월 대규모 이탈 후 미배치 지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강원도는 공보의 225명 중 94명(41.7%), 전북은 253명 중 108명(42.7%), 경북은 370명 중 160명(43.2%), 전남은 129명 중 60명(46.5%), 제주는 52명 중 20명(38.4%)이 전역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 지역 보건지소 216곳 중 공보의가 없어 이미 순환 진료 등에 의존하는 곳이 126곳(58%)에 달한다”면서 “상급 종합병원 부재와 공보의 급감이 맞물리며 필수의료 체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신규 배치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공보의 전역 대란은 예견된 사태였다. 현역병(18개월)과 공보의(37개월)의 복무 기간 격차가 큰 데다 의·정 갈등 여파로 의사 신규 면허 취득자가 급감한 점도 치명타가 됐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 따르면 2020년 700명 수준이던 신규 의과 공보의는 지난해 250명 수준으로 줄었고, 올해 98명에 그쳤다. 복무 만료 인원 450명 대비 충원율은 22%에 불과하다. 전체 복무 인원이 1000명 이상 통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은 2032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농어촌 의료 공백이 불가피하다.
김정훈·김창효·김현수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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