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8 (수)

    경제지표 ‘뒷전’ 된 FOMC, 전쟁엔 뭐라 하려나 [트럼프 스톡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3월 FOMC 회의 개막...금리 동결 확률은 99%

    해협 봉쇄 불확실성에 전쟁 장기화, 인플레 우려

    동맹 비협조에 트럼프 격노...석유 잘 파는 이란

    물가지수에 중동 사태, 대법원 관세 판결 미반영

    대통령 또 “내려라”...파월 발언과 점도표 주목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 유가가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며 스태그플레이션(경제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를 키우는 가운데 올 1~2월 고용·물가 지표를 토대로 기준금리를 정해야 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난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월 하순부터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이 잇따른 데 따른 불확실성이 각종 지표에 미처 반영되지 못한 탓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까닭에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효과를 연준이 당장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오히려 금리 변동 여부보다 전쟁 이후 처음 나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과 올해 새로 구성된 FOMC 투표권자들이 제시할 첫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금융시장을 강하게 흔들었던 케빈 워시 의장 후보자 지명 효과는 어느덧 이란 이슈에 파묻힌 분위기다.

    3월 FOMC 회의 개막...이란 전쟁發 인플레 우려에 금리 동결 확률 99%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준은 17일(현지 시간) 올 들어 두 번째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검토에 돌입했다.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이번 회의 금리 경로는 매우 단순하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9.1%로 반영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 92.6%는 물론 하루 전인 16일의 98.1%보다도 높은 수치다. 사실상 연준이 18일 금리 동결을 발표하지 않으면 이상할 수준으로 예상이 확고한 셈이다. 안전자산인 국제 금 현물 가격은 16일에 이어 17일에도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트로이온스당 5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 증시도 금리 향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연일 혼조를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이 이달 금리 동결을 확신하는 것은 최근 이란이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상황에서 미국이 단기에 이를 타개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2주 뒤로 예정됐던 방중 일정까지 한 달 정도 연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이란 전쟁에만 매진하는 상황이다.

    전황이 쉽지 않게 흐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공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바라건대, 지도부가 완전히 제거된 국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인위적인 제약(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통의 동맹국은 물론 적성국인 중국에도 군함을 보내라고 요청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다 17일에는 트루스소셜에서 “나토 동맹국 대다수가 테러리스트 정권인 이란에 대한 우리의 군사 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통보했다”며 “거의 모든 나라가 우리가 하는 일에 강력하게 동의하는 데다 이란이 어떤 형태와 방식으로든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되는데도 말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나토 회원국 보호를 위해 매년 수천억 달러를 썼다고 주장하며 “나는 항상 나토를 일방적인 관계로 여겼기 때문에 그들의 행위에 놀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가 단단히 난듯 한국과 다른 동맹국도 함께 거론하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특히 필요한 시점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적 성공을 거뒀기에 우리는 더 이상 나토 회원국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이 부분은 일본, 호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 상원의원도 이날 X(옛 트위터)에 글을 쓰고 “방금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유럽 동맹국이 자산 제공을 꺼리는 문제에 대해 대화했다”며 “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화를 낸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등 돌린 동맹에 트럼프는 극대노...그 와중에 이란은 석유 잘 팔아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전쟁이 달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는 다른 근거도 있다. 이란이 전쟁 과정에서도 경제적으로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는 추정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의 원유 수송을 추적한 분석가들을 인용해 지난달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후 최소 13척의 초대형 유조선이 이란의 주요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에서 원유를 실어 날랐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는 이 기간 약 240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으며 그 규모를 하루 약 150만~160만 배럴로 추정했다. FT에 따르면 이란은 석유 수출 물량 가운데 90% 이상을 여전히 중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 가운데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이나 이란산 원유를 정상 거래 원유의 시가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받아서 정제하는 소규모 정유소들이 사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란이 전쟁통에도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원유 수출로만 하루 1억 4000만 달러(약 2100억 원) 이상을 벌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이날 CNN도 분석 업체들의 추정을 인용해 지난주 중반까지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 선적량을 100만 배럴 이상으로 진단했다. 위치 정보를 꺼서 정보 업체에 감지되지 않은 선박까지 감안하면 이는 케이플러가 집계한 지난해 하루 평균치인 169만 배럴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인근 걸프 국가들에서 출발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수는 대폭 감소한 반면 이란에서 떠나는 선박 수는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된 데 따른 결과다. CNN은 “만약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에 자국의 석유 수출이 막힐까 봐 호르무즈해협을 폐쇄하기를 꺼릴 줄 알았다면 계산을 잘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해운 정보 업체 탱커트래커즈에 따르면 미군 공습 다음 날인 14일에도 하르그섬의 석유 인프라는 제대로 가동하고 있었다. 위성사진 판독 결과 저장 탱크 55개 모두에 이상이 없었고 이란 유조선 2척이 원유 270만 배럴을 선적하고 있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이란 배들이 이미 나오고 있는데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뒀다”며 “우리는 세계에 (석유가) 잘 공급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이 금리 결정에 너무 강한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전통적인 경제지표는 상대적으로 힘을 잃을 공산이 커졌다. 지난달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한 미국 대법원의 결정도 큰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최대 150일간 무역법 122조로 전 세계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한 뒤 이달 11일 상호관세를 만회하기 위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 행동 등에 맞서 행정부에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준다. 상호관세 폐기로 자칫 물가 상승 요인이 하나 제거되는가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 효과를 곧바로 지운 셈이다. 나아가 유례없는 무역 조사로 행정부의 뜻대로 관세가 부과될지 알 수 없게 된 불확실성도 키웠다.

    고용은 여전히 나쁘고 물가는 높은데...대법원 위법 판결에 새 관세 부과까지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란과 관세 판결 변수가 없었어도 사실 이달 연준이 금리를 곧바로 내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 월가에는 지배적이다. 고용은 악화하고 물가 상승률은 연준이 정책 목표로 삼은 2%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 올해에도 계속 이어진 까닭이다.

    노동시장의 경우 미국 고용 정보 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지난달 4일 발표한 1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은 지난해 12월 대비 2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전망치(4만 5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같은 달 5일 미국의 고용정보 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가 공표한 감원 보고서에서도 1월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은 10만 8435명으로 폭증했다. 이는 1월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24만 1749명 이후 최고치였다. 결정적으로 이달 6일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내놓은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1월보다 9만 2000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5만 명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 전망과는 반대되는 결과였다. 실업률도 1월 4.3%에서 2월 4.4%로 상승했다.

    고용시장이 나빠지는 가운데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2월 20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024년 12월보다 2.9%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2024년 12월보다 3.0%, 지난해 11월보다는 0.4% 올랐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물가 지표다. 이달 13일 나온 1월 PCE 가격지수도 지난해 1월보다 2.8% 상승해 높은 오름폭을 유지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전월 대비 0.4% 올랐다.

    더욱이 이들 지표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상황은 아예 반영조차 되지 않은 수치다. 실제 이달 13일 미국 미시간대는 3월 소비자심리지수가 55.5로 2월(56.6)보다 1.1포인트 하락해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집계를 관장하는 조안 슈 디렉터는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이뤄진 설문에서는 기대 인플레이션 응답이 더 높게 조사됐다”며 “이란 공격 이전에 완료된 설문에서는 직전 조사 때보다 소비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달 들어 9일까지 수집된 응답에서는 악화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는 또 “내려라” 압박...파월 전쟁 발언과 점도표가 관건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제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바라보면서 파월 의장의 전쟁 관련 발언과 올해 첫 점도표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이란 전쟁의 불확실성과 워시 후보자 지명 효과를 연준 내부에서 어떻게 바라보는지 짚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한 연준은 올 1월 27∼28일 FOMC 회의에서는 3.50∼3.75%로 동결한 바 있다. FOMC는 파월 의장, 필립 제퍼슨 부의장, 미셸 보먼 부의장(금융감독 담당), 마이클 바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리사 쿡 이사, 마이런 이사 등 연준 당연직 이사 7명에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12명을 합쳐 총 19명으로 구성된다. 투표권은 연준 이사 7명과 연은 총재 5명이 행사한다. 올해부터는 로리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연은 총재 등 4명이 새 투표권자로 합류했다.

    한때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월러 이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의 향후 통화정책을 생각해볼 때 이번 (이란 전쟁) 사태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며 “그것이 우리가 에너지 가격을 보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지금 상황을 근거로 연준이 아마도 6개월 후에야 금리를 변경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다소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는 의장 후보군으로 언급되던 1월 FOMC 회의 때도 친(親)백악관 성향의 마이런 이사와 함께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경제에 대한 압박이 극심해진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묻지마’ 금리 인하 압박 발언을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를 지금 당장 인하하라”고 촉구하며 “이를 위해 특별회의를 소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내리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다”며 “초등학교 3학년 학생도 알 만한 사실”이라고 비꼬았다.

    연준이 18일 이란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금융시장도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에 지나갈 사안으로 보고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 증시에 훈풍을 부를 수 있지만, 최근 유가 급등을 물가 상승의 심각 도전으로 해석한다면 주가는 한 번 더 후퇴할 수 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부시와 소름 돋는 데칼코마니? “난 다르다”던 트럼프, 판단 미스였나?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