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유전 등 이스라엘보다 집중포화
“안보 대한 美공약 재확인” 공조 시사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 보좌관은 17일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적 노력에 동참할 수 있다”며 “현재 UAE는 이란과 어떠한 활발한 대화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며 “이란의 무차별적인 UAE 공격으로 사망한 이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으며, UAE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UAE는 이번 전쟁으로 이란으로부터 1936기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았으며,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쏜 발사체보다 훨씬 많다고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가 분석한 바 있다.
UAE 국방부는 이란발 발사체의 90% 이상을 요격한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이날까지 8명이 사망하고 140여명이 부상해 걸프 국가 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입었다.
이란은 UAE 내 미군 기지나 미국 관련 시설뿐 아니라 금융 허브인 두바이금융지구(DIFC), 항공 중심지 두바이국제공항, 푸자이라의 석유 수출 터미널, 두바이 제벨알리 항구, 아부다비의 유전, 두바이 고급 호텔에 이르기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아부다비 내륙에 위치한 ‘샤(Shah)’ 유전은 하루 약 7만배럴의 원유 생산 능력을 갖춘 주요 에너지 생산 기지 중 하나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석유 통로인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 항구도 이날 이틀 만에 두 번째 공격을 받았다.
이란이 UAE에 집중포화를 퍼붓는 배경에는 미군 전진기지가 위치해 있다는 명분을 넘어, UAE를 집중 표적으로 삼아 ‘불안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동의 교통, 금융, 물류 중심지이자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명성으로 투자자와 관광객을 끌어모았던 UAE를 타격함으로써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중동 전체의 안보·경제를 파괴할 수 있다는 가장 뚜렷한 사례를 보여주려 했다는 분석이다. UAE의 피해가 커질수록 미국도 압박을 느낄 수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UAE는 상업 허브와 고가치 군사 자산이 밀집해 이란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혼란을 야기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장소”라고 진단했다.
UAE가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이란의 적성국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다는 점도 이란이 집중 공습 대상으로 삼은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브라함 협정으로 이스라엘과 수니 아랍권 4개국이 수교하게 됐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 협정을 확대해 이란을 역내에서 고립시키려 했다. 이스라엘과 가까워 지려 하면 어떤 피해를 볼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UAE를 본보기 삼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UAE가 자유로운 투자처이자 호화 관광지라는 평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이란의 공격 뒤 많은 외국인이 UAE에서 탈출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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