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 여부 따라 6월 FOMC까지 이끌 수도
워시 후보자 합류시 마이런이 나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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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개보수와 관련해 법무부의 조사를 받는 제롬 파월 의장이 수사가 다 끝날 때까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가 자신의 임기 종료 전까지 임명되지 않으면 임시 의장을 맡아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내내 각을 세운 파월 의장이 자신의 추후 거취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18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워시 후보자가 연방 상원에서 인준되지 않을 경우 연준법에 규정된 대로 자신이 임시 의장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오는 5월 15일, 이사직 임기는 2028년 1월 31일까지다. 만약 아직 청문회도 거치지 않은 워시 후보자가 5월 15일 전까지 상원에서 인준받지 못할 경우 4월은 물론 6월 FOMC 회의도 파월 의장이 이끌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경우 시장이 예상했던 올 첫 금리 인하 시기도 더 미뤄질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한동안 이사직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앞서 지난 1월 11일 연준 공식 홈페이지에 긴급 성명을 영상으로 공개하고 자신과 연준이 같은 달 9일 미국 법무부에서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지난해 6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내놓은 연준 청사 개보수 관련 증언과 연관된 혐의다. 대배심은 미국 형사법 체계에서 검찰이 중대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경우 거쳐야 하는 단계다. 파월 의장은 영상에서 해당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 협박 움직임을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일 뿐이라며 굴복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파월 의장은 1월 28일 FOMC 회의 직후 때만 해도 의장직 임기 종료 후 이사직 잔여 임기 지속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제임스 보즈버그 워싱턴 DC 연방법원 판사는 이달 11일 파월 의장에 대한 연방 검찰의 대배심 소환장을 무효화했지만 검찰은 항소했다. 파월 의장은 “조사가 투명하게 그리고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직을 떠날 의사가 전혀 없다”고 했다.
만약 파월 의장이 의장직과 이사직을 동시에 그만둔다면 그 자리는 워시 후보자가 모두 승계할 수 있다. 반대로 파월 의장이 의장직만 내려놓은 채 이사직을 유지한다면 워시 후보자는 스티븐 마이런 이사의 자리를 물려받아야 한다. 마이런 이사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지난해 9월 합류한 대표적인 친(親)백악관 인사다. 임기는 이미 1월 31일 끝났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을 지명하지 않으면서 일단 잔류했다. 그는 이번 FOMC 회의까지 총 다섯 차례 회의에 참여해 한번도 빠짐없이 최종 합의된 금리 수준보다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주장했다. 파월 의장이 이사로 남고 마이런 이사가 빠지면 백악관으로서는 상당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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