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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9 (목)

    [사설]M&A 시장에 닥친 노란봉투법 리스크,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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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시행 열흘째로 접어들면서 기업 인수 합병(M&A)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본격화하고 있다. 임금 등 근로조건과 관련해서만 가능했던 파업 범위가 ‘사업상 의사 결정이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회사 중요 결정이 사실상 노조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바뀌어서다. 산업계에서는 사업 재편 등의 최종 결정권자가 경영진이 아니라 노조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한국의 법령과 정책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최고 46억 795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소송전을 벌였던 론스타처럼 노란봉투법을 문제 삼는 글로벌 펀드가 나타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M&A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은 법안 통과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단체와 기업들은 하청 노조의 원청을 상대로 한 직접 교섭 요청 및 과다한 요구가 잇따를 것을 특히 우려하면서도 인사·경영권에 대한 노조의 입김 강화를 또 다른 문제로 꼽았다. 한 해 약 52조원 규모의 M&A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구조조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실행 전이라도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이드 라인을 최근 제시함에 따라 비밀 유지와 속도가 생명인 M&A 거래는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시행 직후 이틀간 하청 노조 453곳이 원청 사업장 248곳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했을 만큼 노란봉투법 바람은 거세다. M&A 시장에서는 완료 단계에 있던 기업들의 매각 성사가 불투명해진 사례가 속출한 데 이어 석유화학, 철강 등 위기 산업의 구조조정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해운사 HMM의 부산 이전도 노조의 반대에 막힌 상태다.

    정부와 정치권은 강력한 노동 보호 정책과 함께 기업규제 강화책을 편 후 ‘유럽의 병자’로 전락한 1980년대 프랑스의 실패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이 실체를 인정한 기업의 경영권은 아랑곳없이 노조 의사를 경영진에 앞세우는 법과 제도가 계속되는 한 기업은 불확실성과 위험을 벗어날 수 없다. 그 결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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