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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9 (목)

    [사설]공급 부족ㆍ정책 실패가 초래한 주택 보유세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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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9.16% 올랐다. 서울의 강남 3구가 24.7% 오른 것을 비롯해 마포·양천·광진구 등 이른바 ‘한강 벨트’ 8개 자치구가 평균 23.1% 급등했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 12억원이 넘는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은 지난해보다 약 17만 가구 늘어나 49만 가구에 육박한다. 공시가는 주택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부과의 기준이 되는 등 60여 개 행정제도의 평가 지표다.

    올해는 서울의 공시가격이 특히 많이 올랐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평균이 3.37%인 데 반해 서울은 18.7%나 올랐다. 서울의 공시가 상승률은 2021년(19.91%)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지역 등지 주택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도 많이 늘어난다. 세법 개정 없이도 한 해에 세금 부담은 50%까지 늘어나는데,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까지 합치면 실제 상승률은 50%를 초과할 수 있다.

    주택 보유세 문제에서 유의할 점은 이 세금이 미실현소득에 대한 부과라는 사실이다. 더구나 취득세와 매각 때의 양도소득세가 국제 비교로도 만만찮은 수준의 중과세인데 해마다 재산세와 일부는 종합부동산세까지 이중으로 내야 한다. ‘투기’와 관계없이 단순히 한 곳에서 1주택자로 오래 거주한 입장에서는 매년 오르는 공시가격에 따라 세 부담이 급증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미국 보유세율이 한국보다 높다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연간 2% 정도의 재산세 인상 상한선이 정해져 있고, 구입가를 기준으로 삼기도 해 큰 변화 없이 보유세를 낸다. 한국처럼 매년 집값이 뛴다고 세금도 단순 비례해 더 내는 식이 아니다. 미국은 구입 때도 취득세 대신 소액의 등록 비용을 내면 되고 매각 시 양도세 부담도 적다.

    이처럼 종합적인 세금 제도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보유세만 강화하게 되면 조세저항을 부를 수 있다. 더 큰 우려는 시장의 왜곡이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주택에 관한 한 늘어난 세금은 임대료에 전가되며 공급 확대 없이는 중장기적으로 집값을 잡는 방편도 못 된다. 세금 폭탄이 납세자 저항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면 집값이 물가상승률 수준에서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자면 해법은 공급 확대다. 정책 실패의 후유증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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