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메모리플레이션① 中 자동차 업계로 번진 가격인상 파고>에서 이어짐.
◆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 무엇이 다른가?
이번 메모리 가격 급등의 배경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로 압축된다.
① DRAM 재고 급감 : 2024년 10월 12주 분에서 2025년 10월 2~4주 분으로 66% 감소했다.
② HBM 우선 배분 : 글로벌 메모리 '빅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첨단 공정을 고대역폭 메모리(HBM) → 서버 DDR5 → PC DRAM 순으로 배분하면서 표준 DRAM 공급 긴장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③ 신규 팹(Fab) 리드타임 : 신규 라인 양산까지 최소 12~18개월이 걸려 단기 공급 확대가 불가한 상황이다.
④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CSP) 선점 :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장기계약으로 서버 DRAM 용량을 독점하면서, 여타 구매자는 현물 시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물가가 계약가를 역전하는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할 때, 이번 반도체 가격 인상은 2021년 팬데믹이 초래한 '칩 부족 사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름을 알 수 있다. 당시의 반도체 대란은 공급망 붕괴였지만, 이번의 핵심 모순은 자동차 산업과 인공지능 산업의 '자원 쟁탈전'으로 바뀌었다.
생성형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AI 서버 1대의 메모리 사용량은 일반 서버의 8~10배에 달한다.
AI 대기업들의 수천억 달러 규모 자본적 지출(CAPEX, 설비투자) 앞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들은 이익률이 높은 HBM 칩 쪽으로 첨단 생산 능력의 대부분을 돌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 컨설팅 회사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 데이터에 따르면 HBM 가격은 표준 DRAM 칩의 약 5배에 달한다. 같은 생산력 투입으로 훨씬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만큼 HBM 편중 생산 추세 속에 전반적인 메모리 수급 부족 사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와 중금공사(CICC)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1분기와 DRAM과 NAND는 12%와 15%의 공급부족이 생길 수 있고, 2분기에는 10%와 12%로 소폭 줄어들겠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수급 부족분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6.03.18 pxx1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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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가격인상 압박 키우는 '3대 배경'
1. AI 기업과의 '메모리 쟁탈전', 상대적 열위
자율주행·AI 차량을 중심으로 DDR5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나, 현재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DDR 계열 메모리는 LPDDR4(DDR4 저전력 버전)이다.
자동차 산업은 반도체 채택 사이클이 소비자 가전보다 5~7년 늦게 진행된다. 신차 설계에서 양산까지 약 3~4년이 소요되는 구조상, 현재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절대 다수는 2021~2023년 설계 기반이며 이 시기 표준 메모리가 LPDDR4였다.
2026년 현재 차량용 메모리 수급난의 핵심도 DDR4 생산 감축(AI·서버용 DDR5로 라인 전환)과 DDR5 공급 부족(AI 수요 흡수)이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적 공백에서 비롯된다.
신에너지 자동차 업계 자체는 칩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글로벌 메모리 칩 생산능력 쟁탈전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AI 업계 고객에 비해 제품 이익이 훨씬 낮아 열세에 처해 있으며, 차량용 메모리 칩의 안정적인 공급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쉽게 말해 DRAM 물량 확보 경쟁에서 높은 단가를 제시하는 AI 기업들에 비해 자동차 기업들이 열위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주류 스마트 신에너지 자동차 한 대는 통상 임시 데이터 처리를 위한 DRAM 칩 4~16개, 장기 데이터 저장을 위한 NAND Flash 칩 2~6개를 탑재하며, 정적 램(SRAM), 임베디드 플래시(eFlash), 노어플래시(Nor Flash), EEPROM(프래그래밍이 가능한 전기적 소거형 읽기 전용 메모리) 등 기타 유형의 메모리 칩도 함께 탑재한다.
자율주행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동차의 메모리 칩에 대한 수량, 용량, 성능 요구도 계속 높아져 메모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압박도 더욱 가중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3개월간 차량용 DRAM 전체 가격은 180% 올랐고, 고급 차량용 DDR5 현물 가격 상승폭은 300%에 달했다. 중간 수준의 지능화가 적용된 전기차 한 대의 경우, DRAM 칩 이 항목 하나만 따져도 대당 원가가 기존 약 700위안에서 2000위안 가까이로 뛰어오른 셈이다.
UBS 리서치 보고서 추산에 따르면, 일반적인 중형 스마트 전기차 한 대에서 메모리 칩 가격 인상만으로 발생하는 원가 인상 폭은 이미 4000~7000위안에 달한다.
[AI 이미지 = 배상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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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탄산리튬 가격 회복에 '배터리 단가' 껑충
반도체 외에도 동력 배터리의 원가 압박 역시 완성차 업계의 가격인상을 유도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동력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배터리 등급 탄산리튬 가격은 2025년 초 톤당 약 7만5000위안 수준에서 2026년 1월 17만4000위안까지 급등해 상승폭이 130%를 넘었다.
60킬로와트시(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탄산리튬 가격이 톤당 1만 위안 오를 때마다 배터리 비용이 약 300위안 상승한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 배터리 비용만 이미 3000~4000위안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 또한 코발트·니켈·망간 등 양극재와 흑연 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보조 소재의 원가 상승분을 포함시키지 않은 가격이다.
3.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원유 가격' 급등
여기에 2월 말 촉발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따른 원유 가격 급등세는 자동차 업계의 비용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키고 있다.
완성차의 플라스틱 부품·고무 부품·와이어링 하니스 절연 소재·도료·접착제는 물론이고 배터리 전해액 용제와 분리막 기재까지 모두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가 긴장 국면을 이어갈 경우, 향후 완성차 비금속 부품 원가 상승폭이 15~25%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메모리플레이션③ 中 자동차 업계로 번진 가격인상 파고>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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