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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9 (목)

    최강 항모의 ‘두번째 굴욕’…포드함, 세탁실 화재로 중동서 후퇴[이현호의 밀리터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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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기 뚫느라 ‘녹초’ 이번에는 세탁실 ‘화재’

    중동 전선서 벗어나 1주일 이상 수리 필요

    항모 승선 기간 두 배 1년 해상근무로 곤충

    서울경제

    이란에 대한 미국의 대규모 군사 공격인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 핵심 전력인 제12항모강습단의 모함이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R 포드호’(CVN-78)가 두번째 굴욕을 당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2017년 취역한 제럴드R 포드호는 현존하는 항공모함 가운데 가장 강력한 해군력을 갖춰 ‘슈퍼 핵항공모함’으로 불린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과의 전쟁을 위해 중동에 배치된 미국 해군 항공모함 2척 중 제럴드 R. 포드호가 일시적으로 전선에서 이탈해 그리스 크레타섬에 있는 미국 해군 수다 기지로 향하고 있다. 이곳에서 1주일 이상 수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인 즉, 포드호에서 지난 3월 12일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탁실에서 시작된 불은 완전 진화하는데 30시간 이상 걸렸다. 로이터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이 화재로 장병 1명이 부상을 입고 헬기로 이송됐고 200명이 연기를 흡입해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화재로 침대가 타면서 600명 이상의 승조원이 바닥과 테이블에서 잠을 하고 세탁실 화재로 빨래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함선 내 침실 100여 개가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포드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07년 취역한 ‘조지 H.W. 부시호(CVN-77)’가 중동에 대체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호는 올해 1월 카리브해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수행한 데 이어 현재 중동에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수행하고 있어 장병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화재로 장병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포드호는 현재 배치 10개월째로 일반적인 항모 순환 배치 기간(약 6개월)을 크게 넘긴 상태다. 임무 배치 기간이 5월까지 연장되면 일반적인 항모 승선 기간의 두 배인 1년 동안 해상에서 지내게 된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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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포드호의 굴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직전 작전이었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도 동원된 세계 최강 항공모함 포드호에 화장실, 변기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알려져 곤욕을 치렀다. 승조원들의 일상과 직결된 배관 시스템, 즉 화장실 배관 설계 결함으로 화장실 오수 처리에 심각한 난항을 겪었다.

    당시 미 공영라디오(NPR) 보도에 따르면 항공모함에 설치된 약 650개의 변기가 툭하면 오수관이 막혀서 4600명에 달하는 승조원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자체적으로 수리를 못해 2023년 이래 42차례 외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첨단 항공모함이 뜻밖의 ‘복병(伏兵)’에 시달리고 있었던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오후 1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시스템이 중단될 예정이니 지금 화장실을 이용하라”, “우리 정비병이 수리 수요를 맞추느라 하루 19시간씩 화장실만 고치고 있다”, 배에 모든 승조원이 탑승한 날이면 거의 매일 오수처리 시스템의 일부를 수리해 달라거나 막힌 곳을 뚫어 달라는 고장이 신고된다” 등 다양한 호소가 쏟아졌다.

    화장실 오수관이 이렇게 자주 막히는 근본 이유는 군용(軍用)으로 최적화 작업이 안 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진공식 오수 처리 시스템(VCHT)’을 차용했기 때문이다. 물을 적게 쓰고 압력차를 이용해서 오물과 공기를 순간적으로 쓱’하고 빨아들이는 VCHT는 대형 크루즈 선박와 여객기에서 주로 사용한다.

    문제는 이런 진공 오수처리 시스템이 공간을 최대한 압축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항공모함에 도입하고자 진공 오수처리관은 더 좁아지고 설계는 더 복잡해져 시중의 일반 화장지, 갈색 종이타월이 빈번하게 고장을 유발하는 탓이다. 이런 까닭에 변기 제어 밸브 하나만 고장 나면 위치에 따라 해당 구역 전체가 ‘사용 불가’ 상태가 된다.

    NPR은 “미 회계감사원(GAO)이 2020년 보고서에서 지적했듯이 이 진공 오수처리시스템의 용량이 부족하고 설계가 잘못된 탓에 4600명의 수병이 수개월 항해 중에 제멋대로 고장 나는 오수 처리 시스템을 감내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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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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