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120달러 근접 후 반락 ‘롤러코스터’
베선트 “이란제재 해제, 2주간 유가하락 유도”
추가비축유 방출 시사…러 원유거래 한시허용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앞으로 며칠 내 해상에 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며 “약 1억4000만배럴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10~14일 동안 이 물량을 활용해 유가를 낮게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이미 생산된 뒤 해상에 묶여 있던 물량을 시장에 풀어 단기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다. 베선트 장관은 해당 물량이 약 10일에서 2주 정도의 글로벌 공급량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비축유(SPR) 추가 방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필요하다면 단독으로 비축유를 더 방출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앞서 약 1억7200만배럴 규모의 방출 계획도 이미 결정된 상태다. 미 재무부는 이달 12일 이전 선적된 일부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조치도 내놨다.
이처럼 미국이 공급 확대 카드를 총동원하는 배경에는 급등락하는 국제유가가 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배럴당 119.13달러까지 치솟으며 120달러에 근접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반납해 108.65달러로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100달러를 웃돌았다가 하락 전환해 96.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와 WTI 간 가격 격차도 배럴당 10달러 이상으로 벌어지며 약 11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공급 확대 기대가 충돌하며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것은 기존 ‘최대 압박’ 기조와 상반된 조치로 평가된다.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오히려 이란 원유를 활용해 가격을 낮추려는 ‘정책 역설’이 나타난 것이다.
시장에서는 전쟁 자체가 이란에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가 상승으로 이란은 제재 속에서도 높은 가격에 원유를 판매하며 수익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분석가들은 이란이 전쟁 이후 하루 1억달러 이상의 석유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제재 완화가 실제 유가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번 조치는 기존 물량을 시장에 유입하는 방식이어서 생산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알렉스 저든 캐피톨피크스트래티지스 설립자는 “이란은 이미 제재를 회피해 상당량을 수출해왔다”며 “이번 조치가 시장에 안정감을 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재 완화가 오히려 이란의 재정 여력을 키워 전쟁과 대리세력 지원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에드워드 피시먼 미국외교협회 연구원은 “해상에 있는 물량만으로는 하루 1000만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을 대체하기 어렵다”며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지연 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