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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1 (토)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학교 나오지 말고 출근도 4일만”…기름값 폭등에 전 세계 에너지 절약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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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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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유가 급등 충격이 장기화하자 각국 정부가 가격 통제에서 벗어나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각국은 초기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췄다. 독일은 주유소 가격 인상 횟수를 하루 한 차례로 제한했고 프랑스는 가격을 부풀린 주유소에 벌금을 경고했다. 헝가리는 연료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며 시장 개입을 강화했다.

    그러나 가격 통제만으로는 위기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했다. 에너지 수요가 줄지 않는 한 공급 확대만으로는 충격을 상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택근무 확대와 대중교통 이용 촉진 등 수요 억제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에너지 사용을 직접 줄이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스리랑카는 공공기관과 학교에 주 4일제를 도입하고 연료 배급제를 시행했다. 방글라데시는 대학에 휴교령을 내리고, 실내 온도를 25도 이하로 낮추는 에어컨 사용을 금지했다. 파키스탄 역시 전국 학교에 2주간 휴교 조치를 내렸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생활 전반에 걸친 절약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몰디브와 네팔은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을 제한하고 전자레인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LPG 공급 축소 여파로 결혼식 등 행사에서 음식 메뉴를 줄이거나 숯과 장작 같은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태국에서는 공무원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을 지시하는 등 일상 행동 변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방송 진행자들이 재킷을 벗고 출연하며 에어컨 사용 절감을 독려하는 장면도 연출되고 있다.

    유럽 역시 수요 억제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주유소에서 경유 판매를 제한하고 외국 차량에는 더 높은 가격을 적용했다. 영국은 주점과 식당에 야간 냉장고 전원을 끄도록 권고했으나 ‘미지근한 맥주’ 논란을 낳으며 반발을 불러왔다. 필리핀에서는 운송업계가 유류세 유예와 요금 인상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정책 변화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함께 커지는 양상이다.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생활 불편과 생계 부담이 직접적으로 늘어나면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한편 일부 기업은 이를 새로운 시장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연료 절감 효과를 주장하는 첨가제와 USB 장치, 연료 분자 정렬을 돕는 자석 등 관련 제품 광고가 급증했다. 그러나 독일 자동차 서비스 단체 ADAC는 해당 USB 장치에 대해 실제 연료 절감 효과가 없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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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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