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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2 (일)

    유증으로 욕먹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년 만에 분위기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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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웨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이른바 '총수 밈'. 사진=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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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꺼냈을 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주주 돈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불만이 터졌고, 주식 가치 희석 우려와 승계 논란까지 불붙으면서 민심은 뚝뚝 떨어져나갔다.

    금융당국도 한화가 내민 자료를 한 번에 통과시키지 않았다. 두 차례 반려 끝에 세 번째 제출에서야 심사를 통과해 유증 규모를 2조9000억원으로 확정했다.

    당시 한화가 내세운 명분은 단순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와 K-방산 견제 움직임에 대응하려면 현지 공장과 생산 거점 같은 '장기 경쟁력'을 지금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1년이 지난 현재 민심을 곤두박질 치게 만들었던 '유상증자'라는 단어는 이제 전혀 다른 뜻으로 읽히기 시작했다.

    결국 시장의 시선을 바꾼 것은 해명이 아니라 실행이었다. 유증 당시 제시했던 '해외 생산기반 확대' 구상이 1년 만에 공장 착공과 현지 출하, 대형 계약으로 가시화되면서 평가의 축도 빠르게 옮겨갔다.

    한화에어로는 올해 2월 루마니아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생산할 현지 공장 'H-ACE Europe' 착공에 들어갔다. 루마니아를 거점으로 삼아 조립·통합·시험과 정비(MRO)를 포함한 전 생애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최근에는 호주 현지 공장에서 AS9 자주포를 처음 출하하면서 공급망을 해외로 넓히는 그림을 현실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또한 호주 현지 공장의 2단계 증축을 완료하면서 자주포와 장갑차의 동시 생산이 가능한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폴란드와는 천무 유도미사일 공급을 위한 대규모 실행계약을, 노르웨이와는 1조원대 천무 수출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키면서 생산 기반을 만들고 수주로 채운다는 방정식을 계속 증명하고 있다.

    한화의 체급이 커진 건 회사 내부의 실행력만이 아닌 국제 정세가 만들어낸 환경 변화도 크게 작용했다.

    전쟁과 긴장이 커질수록 방산은 '기대 산업'이 아니라 '재고 산업'이 되고, 방공체계나 요격미사일 재고 문제가 불거지면 각국은 최고 성능을 따지기 전에 가격과 납기, 즉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채울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이 지점에서 한화가 가진 포트폴리오 즉 항공·유도무기, K9 같은 지상체계, 감시·정찰 및 정밀타격 체계, 잠수함을 포함한 군함 건조까지 '조선·방산' 밸류체인을 동시에 쥐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성과로 인해 유증 당시 주당 59만4000원을 기록했던 한화에어로 주가는 최근 147만원까지 기록했고 한화그룹 상장사 시가총액 합산이 시총 기준으로 LG그룹을 제치고 재계 4위로 올라섰다.

    유증을 둘러싼 평가가 '희석'에서 '성과'로 바뀌면서 투자자들과 주주들이 환호하고 있는 이유다.

    한화의 다음 목표는 해외 생산거점을 발판으로 유럽·오세아니아에서 수주를 더 늘리는 것이다. 단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군수지원을 묶는 '패키지 모델'을 키우고, 장기 계약과 후속 사업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다음 유상증자는 희석 우려보다 성장 속도를 높이는 '추가 연료'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승용 기자 lsy2665@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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