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데이터 센터 공사 중단...주민설명회 파행
과기부 "전자파 안전 기준 충족"에도...지방선거 앞두고 정쟁화
건설사는 PF 비용 늘고, 지자체는 근거법 없어...'진퇴양난'
금천구 독산동 724-4 데이터 센터 조감도. [사진=금천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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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확산되면서 일부 사업장에서 공사 중단과 인허가 지연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입지·안전성을 별도로 심의할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민원이 정치 이슈로 번지자 지자체는 대응에 난색을 보이고, 사업자는 공사 지연에 따른 금융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 독산동 724-4번지 일원에서 추진 중인 약 1100억원 규모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10월 착공 신고 이후 기초 파일 공사에 들어갔으나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안양천과 접한 서해안고속도로 인근 입지로, 주변에 아파트 단지 3곳이 밀집해 있다.
인근 주민들은 △생활용수 부족 △전자파 △지반 붕괴 등을 이유로 약 2675명의 반대 서명을 금천구청에 제출했다. 시행사는 물 사용량이 일반 상업시설 수준이고 전력 사용량도 인근 대단지보다 낮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고 있다. 금천구청이 지난 8일 마련한 주민 설명회도 반발 속에 파행됐다.
이 같은 민원은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리며 정치 쟁점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경기 고양시 식사동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싸고도 주민 반대가 이어지자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입장을 밝히는 등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 위험성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미래전파공학연구소가 데이터센터 주변과 인근 시설 29개 지점에서 측정한 전자파는 인체 보호 기준(833mG)의 1.5% 수준에 그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6개 센터 측정 결과 모두 기준의 1% 내외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제도적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준공업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면 승인해야 하는 ‘기속행위’에 해당해 지자체가 재량으로 제동을 걸기 어렵다. 실제 김포시는 주민 반발을 이유로 착공 신고를 취하했다가 2024년 10월 행정심판에서 패소했다.
이처럼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민원과 정치 변수만 커지면서 사업 리스크는 고스란히 시행사로 전가되고 있다. 통상 착공 이후 본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전환되며 수백억원 규모 금융비용이 발생하는데, 공사가 지연될수록 부담은 빠르게 불어난다.
건설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확대해 온 상황이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518조원에서 2029년 867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민간 데이터센터 공급 역시 2010년 이후 연평균 20.3% 증가했다.
하지만 주민 반발이 이어지면서 사업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영등포구, 경기 안양시, 인천 미추홀구 등 준공업지역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갈등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지자체도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주거 밀집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립 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건축법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법적 근거 없이 민원을 반영하다 보면 행정 신뢰가 훼손되고 사업자 비용 부담도 커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백소희 기자 shinebae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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