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폭 지원 정부·통신 수익만 빼먹은 넷플
행정 인력 총동원, 시민은 불편 감수
국가공간 활용 쇼, 유료 회원만 시청
"해외 플랫폼 독점 중계, 공익에 반해"
지난 21일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ARIRANG)’을 전후해 세종대로 광화문~시청 구간은 20일 오후 9시부터 22일 오전 6시까지 33시간 동안 전면 통제됐다. 광화문역·시청역·경복궁역에서는 무정차 통과와 일부 출입구 폐쇄 조치도 이뤄졌다.
서울 중심부에서 시민들이 감수한 불편이 적지 않았고, 통신 3사도 ‘망 이용대가’를 받지 않고 300여 명의 비상인력을 현장과 관제센터에 배치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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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이 마무리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시민들과 팬들이 경찰과 안내 요원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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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이번 공연을 대형 음악 라이브 글로벌 송출의 시험무대로 삼아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독점 생중계했다. 이를 통해 최저 월 7000원짜리 신규 가입자 확보와 데이터 기반 부가 수익 창출에 나섰고, 국내외에서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마케팅도 벌였다.
반면 BTS 소속사 하이브는 넷플릭스의 투자를 통해 제작비 부담을 낮추고 글로벌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서울시에 광장 사용료 3000만원, 국가유산청에 경복궁 촬영 허가에 따른 관람료 손실분 6120만원 등 약 9000만원을 부담했지만, 행사 규모와 파급력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공연 흥행이 아니라 공공성과 플랫폼 주권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광화문이라는 공적 공간과 국가적 인적 자원이 투입된 행사를 해외 유료 플랫폼이 독점 중계한 것은 공익적 측면에서 비판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도 넷플릭스 독점 허용이 토종 콘텐츠와 플랫폼을 함께 키우려는 정책 방향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K콘텐츠를 내세운 대형 이벤트일수록 국내 플랫폼과의 공동 유통이나 공공적 접근권 보장 장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복귀하는 방탄소년단(BTS)의 'BTS 컴백 라이브: ARIRANG' 공연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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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연출 역시 이런 문제의식을 키웠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연이 무료 행사였지만 현장 관객보다 글로벌 송출에 무게를 둔 ‘중계형 이벤트’ 성격이 강했다고 본다. 한 영상 콘텐츠 관계자는 “연출의 중심이 시민보다 글로벌 라이브 송출에 맞춰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규모 공공 자원과 시민 불편이 수반되는 행사라면 공공성에 걸맞은 유통 기준과 책임 범위를 사전에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성엽 교수는 국민적 관심 행사에 대해 지상파 등 무료 시청이 가능하도록 라이선스 재판매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내 OTT 업계 역시 초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정부가 지원책과 연계해 국내 플랫폼 동시 송출을 유도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관 협력 아래 가이드라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광화문이 국가 상징성과 시민 일상이 겹치는 공간인 만큼, 이번 BTS 공연이 남긴 과제는 흥행을 넘어 공공의 공간에서 열린 국민적 행사를 누구를 위해 어떻게 유통할지에 대한 원칙을 세우는 일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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