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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군사 목적에 ‘정권 교체’가 은근슬쩍 사라졌네 [트럼프 스톡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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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트럼프의 5개 작전 목적에 ‘체제 전복’은 없어

    지상전도 수적 열세...해협 개방에만 집중할 듯

    민중 봉기도 전무...미중회담은 5월 이후 미뤄

    “발전소 초토화”...‘무조건 항복’이 최선 출구

    주요 지표 없는 이번주, 중동 전쟁이 또 시장 좌우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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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도 뉴욕 증시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황에 따라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작전 목적에 ‘체제 전복’이 빠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군 해병대와 공수부대가 중동 지역에 도착하는 대로 지상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 병력이 이란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 먹기에 따라 미국이 현재 제시한 군사 목표 정도는 한두 달 안에 달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미군이 이란의 미사일 전력 무력화,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재개 정도로 전쟁을 끝낼 경우 미국이 이 전쟁에서 얻을 외교·경제적 실익은 크지 않다. 이란의 권력 정점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에서 차남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로 바뀌었을 뿐이고, 1979년부터 시작된 신정 독재 체제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장악한 지역 세포 조직도 그대로 남게 된다.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던 중국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고, 러시아는 원유 수출 제재 완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시간 벌기로 외려 호사를 누렸다. 그 사이 국제 유가 급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과 무역시장만 깊은 생채기를 입었다.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흐지부지 끝낸 전쟁이 공화당에 도움이 될 리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출구 전략을 준비하는지 누구도 모르는 상태에서 예상 가능한 종전 시나리오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이번주에도 이란 전쟁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걷히는가가 금융시장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란 ‘체제 전복’은 어느새 군사 작전 목적에서 빠져...지상전도 정권 교체까지는 역부족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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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 CBS,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주 초 약 2200명의 미군 해병원정대와 군함 3척이 미국 캘리포니아를 출발했다. 이는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주일미군 제31해병원정대(MEU) 병력 2500여 명이 중동 지역으로 떠난 뒤 이동하는 2차 파견대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미국 육군 제82공수사단 소속 부대도 중동 지역에 배치할 준비에 나섰다. 미군 해병은 독립 군종으로 행정상 해군 관할이지만, 공수사단은 육군 소속이다. 외신들은 이들 병력이 이란의 원유 수출 90%를 담당하는 전략적 요충지 하르그섬을 점령하고,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 조치 해제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에는 현재 미군 병력 5만 명이 주둔하고 있다.

    그간 최후의 방법으로 미뤘던 지상전 파병 카드를 꺼낸 트럼프 대통령은 ‘초토화 의지’와 ‘군사 행동 축소’라는 상반된 메시지를 던지며 금융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 대체로 이란에는 군사적 압박을 가하면서, 시장에는 전쟁을 장기로 끌고 가지 않겠다는 신호를 내는 양방향 소통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지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미군의 군사적 목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는 뛰고 주가는 급락하던 2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우리는 이란의 테러 정권에 대한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wind down)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란 미사일 능력·발사대 등 무력화 ▲방위산업 기반 파괴 ▲대공 무기 포함 이란 해군·공군 무력화 ▲이란 핵 능력 원천 차단과 미국의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 태세 유지 ▲중동 동맹국 최고 수준 보호 등 다섯 가지를 작전의 목표로 제시했다. 체제 전복이나 정권 교체와 관련한 목표는 없었다. 이 가운데 ▲이란 미사일 능력·발사대 등 무력화 ▲대공 무기 포함 이란 해군·공군 무력화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달성했다고 스스로 주장한 내용이다.

    이는 개전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던 전쟁의 목적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당일인 지난달 28일 트루스소셜에 영상을 올리고 이란 국민들을 향해 “우리가 끝내면 당신들의 정부를 접수하라”고 선동한 바 있다. 이달 5일에는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처럼 내가 직접 임명에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강경파 인물을 지도자로 세울 경우 미국이 5년 안에 또 이란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입장 변화에는 전쟁 양상이 애초 구상과 다르게 흐르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28일 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힘을 싣는 정도로 전쟁을 시작했지만, 현실에서는 시위대와 아무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게다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때처럼 지도부 몇몇만 제거하면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낼 수 있을 것이라 봤던 예상도 상당 부분 어긋났다. 이란의 여론은 강경 저항 쪽으로 더 돌아섰고, 정권이 자멸할 것 같은 조짐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얕본 점도 작전 수행에 치명적인 오점이 됐다. 국제 유가는 백악관의 예상보다 훨씬 크게 치솟았고, 유럽 등 동맹국들은 측면 지원에 뒷짐을 졌다. 이는 결국 출혈전을 각오해야 할 미군 지상전 병력 증파 결정으로 이어졌다.

    “48시간 내 해협 개방 않으면 발전소 초토화”...미중정상회담은 5월 이후로 미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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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공습에 필요한 항공모함 전단 이동과 미국 해병 병력 이동 시점 간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부터 지상전을 염두에 두지 않았음을 반증한다. 이로 인해 전쟁의 전체 기한이 늘어나게 됐고 금융시장의 혼란은 가중됐다. 더욱이 항전을 주도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수는 약 20만 명, 이들의 통제를 받는 준(準)군사조직 바시즈 민병대의 수는 약 60만 명이 이른다. 지도부가 와해되고 재래식 전력이 크게 뒤처진 상황을 고려해도 현 미군 병력 수로 제압하기에는 역부족인 인원 수다.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작심하고 지상전을 펼쳐도 이란 정권을 완전히 뒤집기는 버거울 수 있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NYT)도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내 작전을 점차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처음 세웠던 전쟁 목표 가운데 많은 부분은 달성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런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루스소셜에 “만약 이란이 지금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obliterate)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NYT 기사를 가리켜 “미국은 이란을 지도에서 날려버렸는데도 그들의 형편없는 분석가는 내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한다”며 “예정보다 몇 주나 앞서 목표를 달성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현실이 다르다는 점은 본래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로 예정됐던 방중 일정이 한 달 이상 미뤄지는 데에서도 드러난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21일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이 종료될 때까지 미중정상회담 일정 논의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 달 정도 (중국에)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가 사흘 뒤인 19일에는 “방문 일정이 한 달 반 정도 미뤄졌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일러야 5월 중순에 만난다는 설명이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21일 영상 성명을 통해 대(對)이란 군사 작전이 전체 일정의 절반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자미르 총참모장은 “약 일주일 뒤인 유월절에도 우리의 자유와 미래를 위한 전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를 파괴하려던 이란 지도부는 현재 만신창이가 되어 혼란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란도 총력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21일 자국 군이 핵시설이 있는 이스라엘 디모나 시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은 이란의 나탄즈 핵 단지 피격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나탄즈 우라늄 농축 단지는 1일과 21일 연달아 공격을 당했다.

    경제 봉쇄 통한 “무조건 항복”이 최선...이번주 주요 지표 없어 중동 사태가 시장 또 좌우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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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수출 통행로와 발전 시설 등을 제압해 이란 정권의 무조건적인 항복을 받아내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 폭탄 투하 직후 히로히토 일왕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란에 미군의 화력만 뽐내고 끝내는 허무한 전쟁이 될 수밖에 없다. 막대한 군비를 쓰고 유가만 올려 미국과 글로벌 경제만 휘청이게 했기에 국내 정치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기가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도 6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주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모두 급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07%,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1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0% 떨어졌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미 배럴당 112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도 100달러에 근접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일주일 동안 0.10% 이상 뛰어올랐다.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채권 가격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18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올 연말까지 한 차례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음에도 시장은 이에 대한 기대조차 접기 시작했다. 금융시장은 거꾸로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도 베팅하기 시작했다.

    이번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이 거의 없다는 점도 이란 사태의 시장 영향력이 유독 클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싣는다. 24일 S&P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27일 3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예정돼 있지만 시장의 흐름을 바꿀 정도의 지표들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이번주에도 미국의 지상군 투입 여부, 이란 발전소 파괴 여부, 하르그섬 점령을 통한 이란 경제 봉쇄 여부 등 지정학적 변수에 월가의 관심이 쏠릴 예정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 전략이 얼마나 명확해지느냐가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알리 무사비 이란 대표는 22일 반관영 메흐르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적과 연계된 선박을 제외하고 모든 선박에 개방돼 있다”며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또 러시아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은 같은 날 “적대국이 하나의 기반 시설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여러 개의 시설에 보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은 20일 본토에서 4000㎞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이란이 그간 2000㎞로 제한했던 미사일 사거리 상한선을 넘겼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발사로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도 이란의 공격 범위에 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까지 본격적으로 참전해 홍해를 지나는 우회 항로까지 마비시킬 경우 전쟁은 더 확산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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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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