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전면금지 석달만에 완화
소각장 정비 땐 31% 한시 허용
환경단체 “정책 신뢰 붕괴” 비판
시민·환경단체는 이 같은 예외 허용이 쓰레기 직매립을 원천적으로 줄이려는 기존 제도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정책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시·인천시·경기도와 함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운영위원회를 열고 ‘예외적 직매립’ 연간 허용량을 16만3000t으로 의결했다고 22일 밝혔다. 당장 23일부터 수도권매립지에 허용량만큼 종량제 쓰레기가 그대로 묻힐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올해 1월1일부터 수도권에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종량제 쓰레기를 그대로 땅에 묻는 직매립 방식에서 종량제 봉투를 먼저 소각한 뒤 남은 소각재만 매립하도록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다만 ‘생활폐기물을 바로 매립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고시’에 따라 재난 발생, 폐기물처리시설 가동 중지 등의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직매립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번에 의결된 예외 물량(16만3000t)은 최근 3년간 수도권매립지 직매립량 평균(52만4000t)의 약 31% 수준이다. 적지 않은 규모인 만큼 제도 실효성이 약화되고 정책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도희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이런 식으로 예외사항이 만들어지면 장기적으로 직매립 금지라는 전반적인 제도와 정책에 대한 신뢰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며 “향후에도 언제든지 정책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힐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공소각장 정비는 통상 한 달 안팎으로 이뤄지는데 예외 허용 물량은 ‘연 단위’로 제시하는 건 맞지 않고, 예외 물량도 너무 과다하게 설정됐다”며 “기후부가 매립 아니면 소각이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구도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쓰레기 소각) 민간 위탁을 전면적으로 확대하면서 지역 간 갈등까지 커지고 있다”며 “제도 도입 초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이번 예외 적용이) 직매립 금지라는 원칙과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소각장 정비 기간에도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도록 대안적 인프라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공공소각장이 불가피하게 가동을 멈춘 상황에서 해당 물량까지 모두 민간에 처리하도록 맡기는 것은 과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공공소각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직매립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고시에 반영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재 기자 a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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