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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사설] 1년 새 280조 늘어난 국가총부채, 정부빚만 1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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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정부·가계·기업 부채를 합친 국가총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65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280조원(4.5%) 늘어난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248%에 달해 경제 규모의 2.5배에 이른다. 나라빚은 2021년 1분기 5000조원, 같은 해 4분기 5500조원, 2023년 4분기 6000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왔다. 우리 경제가 갈수록 빚에 의존하는 구조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정부부채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정부부채는 1250조원으로 1년 사이 9.8%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각각 3.0%, 3.6%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정부부채 증가세가 유독 가파르다.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응해 재정을 통한 경기 진작에 나서면서 지출 규모가 크게 확대된 영향이다. 실제 지난해 7월에는 ‘소비쿠폰’용으로 20조원 규모의 국채가 발행됐다. 단기 경기 대응을 위한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부부채 증가를 키운 셈이 됐다.

    문제는 부채의 증가 속도다. 한국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말 48.6%로 주요 선진국보다 아직 낮은 편이지만, 최근처럼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하는 흐름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선진국들이 높은 부채에도 비교적 시장 신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관리해온 결과다. 반면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는 대외 신뢰 변화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가부채 급증은 신용등급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고, 환율과 금리, 물가 등 거시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구나 가계부채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고 기업부채도 적지 않다.

    지금 더 우려되는 것은 물가다. 재정 지출이 늘면 수요가 확대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환율도 1500원대로 올라섰다. 수입물가 상승으로 물가 압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고물가 속 경기침체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주요국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음 달에는 25조원 규모 ‘중동 추경’도 예정돼 있다. 늘어난 세수로 충당한다지만, 이 역시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출 피해가 큰 기업과 물류비 비중이 높은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불가피하지만 한푼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 재정은 나라살림의 안전판인 만큼 신중하게 꼭 필요한 곳에 쓰고, 부채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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