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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천장에서 기름이 머리로 뚝뚝"…안전공업 직원들 "목숨 걸고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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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뉴스

    23일 불이 난 안전공업 모습.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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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와 관련해, 현장 직원들은 "작은 화재와 기름 오염이 일상이었다"며 작업 환경의 위험성을 증언했다.

    현장 직원 A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천장에서 기름이 머리로 뚝뚝 떨어져서 걸어 다니면서 많이 맞았고, 기름은 빨아도 안 지워지니까 직원들 작업복에는 (기름) 자국이 조금씩 있었다"며 "아침 햇빛이 비칠 때는 공기 중에도 유해 물질이 떠다니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어 "계단도 기름 때문에 엄청 미끄러웠고, 계단 손잡이 부분도 기름때가 뚝뚝 떨어지는 게 보였다"며 "(미끄럽다보니)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또 "불이 워낙 조그맣게 자주 나서 처음에는 '또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불이 나면) 직원들이 직접 끄거나, 심각할 때만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특히 직원들은 화재 발생 시 대피에 대한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안전교육은 서명만 하고 실제로 받은 적은 없고, 비상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사상자가 집중된 2층 복층 공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해당 공간은 탈의실과 휴게실로 쓰던 곳이고 운동기구를 가져다 놨다"며 "창문이 한쪽밖에 없어 '불 나면 어떻게 대피하냐'는 얘기를 직원들끼리 자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2층 복층 구조 자체가 가장 큰 문제였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목숨 걸고 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노컷뉴스

    23일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모습.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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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직원 B씨도 공장 구조상 분진과 기름이 쌓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연마 작업 과정에서 기름을 뿌리면서 작업하다 보니 분진이 날릴 수밖에 없다"며 "이 분진이 벽면이나 천장에 붙어도 공장 높이가 높다보니 인력으로는 제대로 청소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말했다.

    이어 "집진 설비를 설치해 분진 확산을 줄이려 했지만, 오히려 한정된 공간에 분진이 쌓이면서 쇼트(작은 불씨)에 순간적으로 불이 붙는 경우가 있었다"며 "실제로 소소하게는 (화재가) 있었다"고 전했다.

    경보 시스템에 대한 '무감각'도 문제로 지적됐다.

    B씨는 "용접 작업 등으로 연기가 발생하면 경보기가 울리는 일이 있었다"며 "막상 가보면 별일 아닌 경우가 많아 '또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화재 상황에서도 그러려니 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황병근 안전공업 노동조합 위원장 역시 22일 공장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고는 단순한 재해가 아니라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한 경영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중대한 인재"라고 주장한 바 있다.

    황 위원장은 "노조는 그간 산업안전보건 회의를 비롯한 실무회의에서 사측에 환경시설과 집진 시설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개선을 요구해 왔다"면서도 "노조가 반복적으로 제기한 안전 경고와 현장에 대한 지적을 묵살해 결국 참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전경찰청과 고용노동부는 23일 오전 9시부터 대전 안전공업 본사와 대화동 공장, 대표 등 임원진 자택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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