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개방해도 공급난 장기화
카타르 LNG 기지 피격, 복구에 5년
유가 54%·가스 85% 이미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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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이 오늘 당장 끝나더라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정상 궤도로 돌아오려면 최소 4개월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유·가스 생산에서 운송, 정제까지 공급망 전체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단순한 휴전만으로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석유 3% 감산, LNG는 구조적 타격
22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더라도 글로벌 석유·가스 시장의 공급 부족이 최소 4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은 당초 목표 대비 약 3%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액화천연가스(LNG) 사정은 한층 심각하다. 매달 약 700만t씩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점쳐지는데, 연간 글로벌 공급의 약 2%에 달하는 규모다.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원유 재고 감소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 가격 급등 압력까지 더해질 수 있다.
이번 위기의 본질은 단순한 공급 차질이 아닌 에너지 산업 전반의 ‘사이클 붕괴’에 있다. 전쟁 여파로 생산·운송·정제 등 밸류체인이 한꺼번에 무너진 탓에 정상화에 연쇄적인 시간이 소요된다는 분석이다.
걸프 지역 주요 산유국들은 현재 원유 생산량을 전쟁 이전의 약 40% 수준까지 축소한 상태다.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만 최소 2~4주가 걸린다.
LNG 분야는 구조적 상처가 깊다. 핵심 생산 거점인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전체 설비의 17%가 파손됐다.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다. 카타르 측은 완전 복구에 최대 5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일부 시설 재가동에만도 최대 7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망·유조선 부족이 회복 발목 잡아
운송 정상화에도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휴전이 선언되더라도 선박들은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수주간 운항을 재개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파손된 항만·선적 설비를 고치는 데에도 수개월이 든다. 전쟁 리스크로 선박 보험료가 선가의 최대 10%까지 치솟으면서 운송 비용 부담도 크게 불어났다.초대형 유조선 부족 역시 변수다. 상당수 선박이 이미 대서양 노선으로 옮겨간 상황이어서, 다시 중동 항로로 복귀하는 데 최대 90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 정유업계도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주요 정유소들이 원자재 부족으로 하루 약 300만배럴 규모의 처리량 감소를 겪는 중이다. 정상 가동까지 추가로 수주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이미 급등…시장은 ‘봄의 기적’ 기대
생산부터 운송, 정제까지 전 과정이 얽힌 ‘연쇄 지연’ 구조 속에서 에너지 시장의 회복은 예상보다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에너지 가격은 이미 크게 뛰어올랐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가 전쟁 이전 대비 54% 올랐고, 유럽 가스 가격도 85% 폭등했다.
다만 현재 가격이 더 치솟지 않는 배경에는 조기 정상화 기대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소시에테제네랄에 따르면 7월 인도분 이후 가격 하락에 베팅한 풋옵션 규모가 상승을 예상한 콜옵션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참가자들이 최소 5월까지는 상황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가 ‘봄의 기적’을 기도하고 있지만, 설령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의 종교 지도자들이 이 염원을 들어주더라도 석유와 가스의 물류 문제는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시장은 겨울철까지 전쟁의 여파를 겪으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가 권력인 시대, 전 세계가 위기 느끼는 중!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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