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아랍 방송에서 밝혀
“우리 전쟁 아냐” 걸프국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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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출신의 국제 정치 전문가가 미국이 걸프국들에게 이란 전쟁의 비용을 부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천조 원에 달하는 전쟁 비용을 부담하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21일(현지 시간)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오만 출신의 언론인이자 국제 정치 전문가인 살렘 알자후리가 BBC 아랍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알자후리는 백악관이 걸프 국가들에게 이란 전쟁에 기여할 것을 압박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사실”이라며 “걸프 국가들은 군사적, 경제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이 걸프 국가들을 상대로 일종의 갈취(racketeering)를 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유출된 문건에 따르면 전쟁을 계속하길 원한다면 5조 달러(약 7574조 원), 전쟁을 끝내려면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한 대가로 2조5000억 달러(약 3787조 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미국이 지불하는 대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전쟁 첫 주에 113억 달러(약 16조8000억원)가 넘는 자금을 썼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이란의 반격이 계속되자 국방부가 최근 백악관에 2000억 달러(약 303조 원)에 이르는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늘어나는 전쟁 비용, 미군 인명 피해에 미국 내 트럼프 지지 세력도 흔들리고 있다. 미 CBS뉴스와 유거브가 지난 17∼20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남녀 33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1%p)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관련 상황을 잘 다루고 있다고 보느냐는 문항에 38%가 긍정했고, 62%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런 배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이란 전쟁 상황에 다른 국가들의 지원을 잇달아 요청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에 비용 청구서를 요청한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동 국가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자신들이 벌이지도 않은 전쟁으로 인해 이란의 폭격과 원유 수출 중단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오만 외무장관 바드르 빈 하마드 알부사이디는 “오만의 입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불법이라는 것”이라며 “그들이 적대 행위를 계속하는 한, 이 전쟁을 시작한 국가들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평화적 협상이 진전을 보이던 중에 미국이 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 갈등이 순전히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중동을 재편하려는 시도임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사남 바킬 채텀하우스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디렉터도 “걸프 국가들이 오랫동안 이스라엘과 같은 수준의 미국과의 안보 파트너십을 추구해왔으나 이제 그것이 결코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깨닫고 있다”고 미국에 대한 걸프국들의 실망과 불만을 전했다.
중동전쟁 4주차, 확전 걷잡을 수 없어지나?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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