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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풍력발전기 사고가 잇따르면서 재생에너지 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 관리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노동자 3명이 숨진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 화재 사고는 사실상 예고된 인재(人災)였다. 높이 78m의 풍력발전기는 설비의 열을 공기로 식히고 윤활유를 사용하는 구조적 특성상 화재에 취약하다. 그럼에도 구조물로 분류돼 소방법을 적용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풍력발전기 화재는 대형 산불로 확산될 위험이 커 안전 관리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문제의 핵심은 노후화다. 영덕 풍력발전단지는 2005년 상업 운전을 시작해 설계 수명 20년을 이미 넘겼다. 또 전국 875기 가운데 81기가 설계 수명에 도달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달에는 같은 단지에서 풍력발전기 기둥이 전도됐고 지난해에도 평창과 영천 등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 우려도 심각하다. 원전이 수명 만료 시 엄격한 계속 운전 심사를 받는 것과 달리 재생에너지 설비에는 교체나 철거를 의무화한 제도가 사실상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속도전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 주도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허가 먼저, 수습은 나중’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육상풍력발전 활성화 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 6GW, 2035년 12GW의 보급 목표를 제시했다. 공급을 늘려 발전 단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해상풍력과 태양광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햇빛바람연금이 본격화하며 가속을 붙이고 있지만 주민 수용성, 수익 악화, 송전망 인프라 등 구조적인 문제는 뒷전이다. 화재와 시설 붕괴 등에 대한 안전 관리 대책이 재생에너지의 양적 확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계다.
지금이라도 정부 차원의 풍력·태양광 안전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하고 노후 설비에 대한 교체·철거 기준을 갖춰야 한다. 사고 예방 기술을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사업자에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안전을 도외시한 조급증은 또 다른 재앙을 부를 수 있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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