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JOB學 칼럼니스트 기고
국내 '쉬었음' 청년 70만, 일본식 고령 니트족 두려움
숫자의 이면 실상은 달라
청년의 다양한 욕구 고려해 장기적 미래 설계 도와야
쉬었음은 그냥 쉬었음, 쉬었음, 쉬게 되었음, 쉴 수밖에 없었음 등 형태가 다양하다. 영어로 취업을 위한 교육(Education), 고용(Employment), 훈련(Training)을 포기한 상황에 이른 사람을 ‘니트(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NEET)족’이라고 부르나 쉬었음의 다양함을 고려하면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또한 니트는 ‘준비 중’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용어다.
2026년 현재 쉬었음 청년이 7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은 단순한 경제 지표를 넘어 ‘사회 구조적인 위기’로 본격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얼마 전 한국은행이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의외로 중소기업 취업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노동시장 이중 구조로 인한 대기업, 공공부문 선호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쉬었음 청년이 말하는 중소기업은 기업 문화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 ‘괜찮은’ 중소기업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옳다. 초개인화 시대에 기업 유형도 대·중·소 규모를 떠나 초개별적으로 이미 다양하게 분류되고 존재함을 간과하면 안 된다.
수십 년간 집행된 청년 고용 촉진 대책을 헤아려보면 대략 2000개가 넘는다. 시대 환경에 따라 많은 연구자·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내놓은 정책들이라고 볼 수 있지만 지난 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반성이나 변화 관찰 없이 또한 시대정신에 기반한 통찰력 없이 당장 윗선 한마디 지시에 성급하게 내놓는 정책을 반복 양산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새로운 정책이 탄생할 때마다 미취업 청년 당사자에게 직접적 혜택이 제공되는 것에 비해 오히려 민간 및 공공 훈련기관, 고용 서비스 에이전트, 컨설팅 기업, 기관, 협회 등 반사이익을 보는 이해집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청년 고용 정책의 역사가 고용 훈련 비즈니스 생태계가 거대하게 구축된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더욱이 민감한 이해관계가 직결되면 국회, 정부 민원 등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기까지 하는 경우가 있으니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 청년 고용을 촉진하고 노동시장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주요 수단은 무엇일까. 이슈를 나눠 보면 ‘쉬었음 유형별’ 목표 지향적 설계가 첫 단추다. 쉬고 있는 이유가 천차만별인 만큼 대상자의 상태에 따른 초개별적 정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둘째로는 노동시장의 구조 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는 정부의 노동시장을 이끄는 인식과 이념, 철학이 어떠하냐에 따라 법, 제도, 기업 고용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로는 노동시장 진입 유인 체계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즉 어떤 그리고 얼마나 실효적인 유인책을 도입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인센티브는 필요하지만 일할 의욕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과도한 인센티브, 공짜 인센티브는 피해야 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미래 산업 및 인공지능(AI) 대응 역량 강화 및 네오 블루칼라, 프로페셔널 블루칼라 육성 프로그램의 체계적 실행이다. 지능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자리 영역을 발굴하고 혁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단순 재정 투입으로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대증적 복지 차원의 접근보다 청년들이 미래를 길게 보고 설계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일 것이다. 그 길이 무엇일까.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에 해답이 담겨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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