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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라면·과자도 못 먹나…중동발 포장재 쇼크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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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키뉴스

    라면이 진열돼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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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여파로 중동발(發) 나프타(납사·Naphtha)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식품 포장재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포장 비닐과 플라스틱 용기 등 식품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흔들릴 경우 완제품을 생산하고도 포장재 부족으로 출하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은 현재 확보된 포장재 재고를 기반으로 단기 대응에 나서는 한편 원료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석유화학 기초 원료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거쳐 플라스틱 수지(PE·PP·PET)로 가공돼 식품 포장 비닐과 용기, 트레이 등 다양한 포장재 생산에 사용된다.

    문제는 중동 사태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나프타 재고 소진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한국은 원유의 약 70%와 나프타 수입량 절반 이상을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오는 구조다. 현재 국내 나프타 재고는 약 10~15일 수준으로 알려졌다. 원유 재고가 약 60일분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여유있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포장재 생산과 수급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장재 생산이 지연되면 제품 출하와 판매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료 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포장재 생산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식품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원가 부담보다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포장재 자체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웃돈을 주고라도 확보할 수 있다면 대응이 가능하지만, 아예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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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자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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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는 당장 생산 차질이 발생한 상황은 아니어도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주요 식품기업들은 기존에 확보한 포장재 재고로 단기 대응을 이어가는 동시에 원료 수급 상황을 점검하며 추가 대응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유가 및 환율 변동이 생산 현장에 즉각적인 차질을 초래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라면 포장재 원료 수급과 관련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원자재 확보 어려움으로 단가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내부와 협력업체 재고를 포함해 약 2~3개월 수준의 포장재를 비축해 둔 상태다. 오뚜기 관계자는 “포장재 수급 위기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했다”며 “약 1000개 이상의 포장재 전반에 대한 재고 및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수급 이슈 발생 가능성을 분류해 시급도가 높은 품목부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그레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필름류와 플라스틱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석유화학 업체의 공급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상황을 지켜보며 필요시 생산 일정 조정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단기 변수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동 정세에 따라 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기업들도 공급망 리스크 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쟁이 단기간에 마무리되면 나프타 수급 불안도 일정 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향후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포장재 가격 역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전쟁 장기화 등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정해 장기 공급 물량 확보나 장기 계약 등을 검토하는 ‘시나리오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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