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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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집중 배치"…국책금융·공제회 1순위 타깃에 노조 '결사반대'
25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면서 수도권에 잔류한 주요 금융기관들이 가장 강력한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대형 국책 금융기관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타운홀미팅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한 국토 재배치와 균형발전 문제는 국가 생존이 걸린 문제라 흩뿌리듯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가급적 한 지역에 집중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차 이전의 핵심 방향타가 기존에 구축된 혁신도시나 최근 이슈로 떠오른 행정통합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적화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맞춰져 있다는 의미다. 공공기관을 여러 지역에 나누어 주기보다는 특정 거점에 핵심 기관을 몰아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단번에 조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교직원과 행정 및 군인, 경찰 등 도합 160만 회원을 보유한 주요 공제회까지 이전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교직원·행정·군인·경찰 등 주요 공제회 노조로 구성된 공제회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11일 이전 반대를 담은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제회는 국가 재정이 아닌 순수 회원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민간 성격의 기구인데, 자산운용 인프라가 빽빽하게 밀집한 서울을 벗어나면 네트워크가 단절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과거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에도 상호부조 기관의 특수성을 인정해 이전 예외 조항을 둔 바 있다"며 "이를 뒤집고 회원의 사유재산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총력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은 현재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수도권 소재 약 350개 기관에 대한 전수조사 및 지방 배치 계획 연구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이전 계획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실제 이전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아직 세밀한 청사진이 나온 것은 아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전 계획의 발표 시기 및 이전 대상기관, 지역별 배치 등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 명분엔 공감해도 현실은 부정적…근로자 '딜레마' 어쩌나
정부의 파격적인 이전 추진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간 공공기관 유치전에도 불이 붙었다. 1차 이전 당시 대덕특구와 정부청사 존재 등을 이유로 배제됐던 대전과 충남이 가장 먼저 전면전에 나섰다. 1호 행정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광주·전남은 또한 인센티브를 앞세워 알짜 공공기관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반면 직접 짐을 싸서 내려가야 하는 근로자들의 반대 여론은 심각한 수준이다. 사회공공연구원이 2차 이전 대상 약 350개 중 21개 기관 재직자 263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 기관 노동자 인식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41%p)에 따르면, 74.8%의 근로자가이전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매우 부정적'이라는 응답도 57.7%에 달했다. '수도권 과밀 해소 및 지역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정책 명분에 55.7%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한 공공기관 근로자는 "맞벌이 부부에게 갑작스러운 지방 이전은 사실상 퇴사 선고나 다름없다"며 "어린 자녀를 키우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보육과 교육 인프라 문제 때문에 차라리 연봉을 낮춰서라도 수도권에 있는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의 강한 거부감은 지방의 부족한 정주 여건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이 2020년 상반기 혁신도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주 만족도 조사에서 주거 환경 만족도는 57.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핵심 인프라인 교통 환경 만족도는 30.2%에 그쳤다. 서울과 이어지는 교통망 확충과 수준 높은 의료 및 교육 서비스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인프라 개선과 꼼꼼한 정책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변재연 국회예산정책처 경제산업사업평가과장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이전 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유지하면서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방 이전에 따른 잦은 출장 증가나 인력수급 불균형 등의 비효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기관을 맞이하는 지자체의 주도적 역할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백승민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과 정부 투자 효과는 각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경쟁력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가에 달렸다"며 "결국 지방정부의 치밀하고 전략적인 기획력에 성패가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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