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그치, 위트코프·쿠슈너와 접촉
‘모즈타바 체제’ 정당성 인정받으려 해
이스라엘은 협상서 배제…美, 통보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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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에 5일간 유예를 선언한 가운데 미국과의 협상을 이끈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고 협상 테이블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이번 ‘공격 유예’의 배경에 이달 19일부터 이어진 아라그치 장관의 통화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통화 상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였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 측에 “우리는 조건이 충족되는 한 조속히 이 문제를 마무리하겠다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동의와 축복을 받고 왔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권력을 이양받은 ‘모즈타바 체제’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예디오트는 “미국은 협상과 접촉 그 자체를 통해 사실상 이란에서의 하메네이 아들의 통치권을 인정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양측이 교환한 초안에서 이란은 지난달 26일 제네바 회담 수준의 조건을 다시 제시했다. 고농축 우라늄의 러시아 이전은 논의할 수 있지만,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과 자국 내 우라늄 농축 포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위트코프는 쿠슈너와 연락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라늄 농축은 없다”며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큰 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통화는 동력을 남겨둔 채 주말까지 계속 이어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스라엘이 협상에서 배제됐다는 점이다. 예디오트는 “아마도 위트코프의 씁쓸한 경험 때문”이라고 전했다. 위트코프는 지난해 아담 볼러를 인질 문제 특사로 하마스에 파견했지만 이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반발을 샀다. 결국 볼러는 자진 사퇴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을 우려한 위트코프가 이스라엘에 알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대신 이스라엘은 다른 경로를 통해 이란과 미국 사이 접촉에 대해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의 물밑 접촉은 전쟁 발발 나흘 째인 이달 3일부터 시작됐다. 이란 측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실용주의자로 평가받았던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이었다. 다만 대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미국의 묵인 아래 라리자니 암살을 시도했다고 예디오트는 보도했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지도부만 제거하면 이란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는 기대가 협상 동력을 떨어뜨렸다. 결국 전쟁이 장기화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믿음을 버리자 이란과의 대화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예디오트는 “미국과 이란은 이번 주 안에, 어쩌면 두 차례에 걸쳐 대면 협상을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대면 협상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아라그치 장관이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매체는 “세 당사자 모두를 동시에 승자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임무 완수, 모든 것을 파괴했다는 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기존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의 난항을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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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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