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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소비자보호위원회 설치 더딘 카드·보험업계…중복 업무·인력 부담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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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웨이

    그래픽=이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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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웨이 이은서 기자]

    금융당국이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이하 소보위) 구성을 권고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일부 카드·보험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구성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내부통제위원회를 통해 소비자보호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소보위 설치 시 기능 중복과 인력·전문성 한계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가운데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소보위 구성을 추진한 곳은 신한카드와 우리카드 두 곳에 그친다. 우리카드는 지난 19일 이사회 내 소위원회 형태의 소보위 구성을 의결했으며, 신한카드는 오는 25일 주총에서 이를 다룰 예정이다.

    보험사 중에서는 올해 소보위 신설이 결정된 곳은 3곳이다. 동양생명이 지난 23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내 소보위 신설을 결정했다. 이어 24일 KB라이프도 소보위 구성을 의결했으며, 신한라이프 역시 26일 주총을 통해 관련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발표한 데 따른 변화다. 이사회 차원에서 소비자 보호 관련 정책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4대 금융지주가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금융지주 계열 카드·보험사들도 이를 따르는 모습이다.

    이사회 내 소보위 구성은 아직 권고사항이지만, 향후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지주 계열사를 중심으로 도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연 1회 실시하는 이 평가는 공시를 통해 대외에 공개되며 금융사 경영평가와 감독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금융사들의 소비자보호 역량 중요성이 커지면서 개별사의 평가 주기도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됐다.

    다만 대부분의 카드사와 보험사들은 소보위 구성을 검토하지 않거나, 검토하더라도 당장 도입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내부통제위원회와의 소비자보호 업무 중첩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역시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반영되는 항목으로 카드·보험사들은 내부통제위원회를 통해 소비자보호 안건을 정기적으로 심의·의결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위원회를 통해 소비자보호를 관리하고 있어 소보위의 필요성은 아직 크지 않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내부통제위원회와 업무가 중복돼 소보위 도입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미 사외이사를 4~5명가량 확보한 가운데 소비자보호 전문가인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점 또한 부담이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판매 상품이 수백 개에 달해 이를 전문적으로 이해하는 인력을 찾기 쉽지 않은 데다, 이미 관련 인사를 선임한 곳이 많아 추가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IT·금융 등 분야별 사외이사로 이미 이사회 내 인력 풀이 포화된 상태"라며 "소보위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 형태로 구성돼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아야 하는데, 이에 부합하는 인력을 빠르게 찾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보험사가 판매 중인 상품만 200여 개가 넘는다"며 "소비자보호 관련 보험 전문가라 하더라도 이를 모두 전문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발표한 데 따라 올해 실태평가에 소비자보호위원회 구성 등 관련 항목을 반영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관련 전문 조직을 구성할 필요성은 있지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제도와 관행이 바뀌며 설치 기구가 늘어나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질 우려도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서 기자 eun96@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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