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국이 외교적 출구를 모색하는 동시에 군사 작전인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투트랙(Two-Track) 압박을 전개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협상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 쿠슈너·위트코프 주도 15개항 '프레임워크' 제안
24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채널12와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제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등 트럼프 핵심 측근들은 이란과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 '한 달간의 휴전'을 선언하고, 그동안 15개 항목의 본계약을 협상하는 틀(프레임워크)을 설계했다. 이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가자지구 하마스나 레바논과 맺었던 합의와 유사한 방식이다.
미국이 이란에 요구한 15개항에는 ▲핵 역량 및 3대 핵 시설(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 해체 ▲60% 고농축 우라늄 440~450kg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반납 ▲지역 대리 세력(proxy)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및 자유 항로 보장 ▲미사일 사거리 제한 등이 포함됐다.
그 대가로 이란은 국제 제재의 완전한 해제와 부셰르(Bushehr) 원전 등 민간 핵 프로그램 발전 지원, 제재 복원 장치인 '스냅백' 제거 혜택을 얻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벌 오피스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및 석유·가스 관련해 '엄청난 가치의 선물'을 주었다"며, 적절한 인물들과 진지하게 협상 중이라고 밝히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NYT는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대란과 경제적 파장을 우려한 미국이 출구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일러스트=권지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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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일부 절대 수용 불가"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 하아레츠(Haaretz)는 미국이 이 제안을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전달하며 24시간 응답 기한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란은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고위 의사결정자들이 이스라엘의 공격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대면 회의 자체가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란은 제안을 검토하겠다는 뜻만 전달하면서도 "일부 사항은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함께 못 박았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미국과의 협상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최근 이뤄진 것은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에 불과하다는 게 이란 측 설명이다.
채널12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 당국도 현재 양측 간 격차가 매우 크다고 추정하고 있다.
◆ 하메네이 잃은 이란과 핵심 중재자 파키스탄
채널12와 NYT 모두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시예드 아심 무니르 원수를 이번 협상의 핵심 중재자로 지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무니르 원수는 최근 이란 의회 의장 겸 전직 혁명수비대 지휘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에게 직접 연락해 파키스탄 개최 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원수"라고 칭찬한 인물로, 이집트·터키도 이란의 협상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채널12는 이르면 이번 주 목요일 이슬라마바드에서 미·이란 평화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전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24일 "미국과 이란이 동의할 경우 파키스탄이 포괄적 해결을 위한 회담을 주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 선언했다. 다만 이란은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회담 수준을 두고도 조율이 진행 중이다. 미국은 밴스 부통령과 갈리바프 간 고위급 접촉을 선호하지만,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과 쿠슈너·위트코프 간 실무급 회담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NYT는 현재 이란 내부에서 외교·전쟁·평화 관련 의사결정을 누가 주도하고 있는지조차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전쟁 첫날 이스라엘이 테헤란 지도부 시설을 공격해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다수의 고위 인사가 사망하면서 의사결정 체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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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트랙 압박…'에픽 퓨리'는 멈추지 않는다
외교적 시도와 맞물려 미국의 군사적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외교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미군의 공식 이란 타격 작전인 '에픽 퓨리'가 당초의 군사적 목표 달성을 위해 중단 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역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적 우위를 위해 정예 82공수사단 수천 명을 중동에 긴급 파견할 준비를 마쳤다.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우려도 걸림돌이다.
채널12는 "빠르고 모호한 원칙적 합의 시나리오는 이스라엘 정치·안보 지도자들을 불면 상태로 만든다"며 이란이 실질적으로 우위를 점한 채 전쟁이 마무리될 위험을 거듭 경고했다.
미·이스라엘 관계자들은 향후 2~3주 안에 전쟁이 종료되거나 중단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전쟁의 최종 목표인 '정권 교체(Regime Change)' 여부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미국의 '한 달 휴전안' 카드가 복잡한 중동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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