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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4대 은행, 연초부터 '소비자보호' 총력전…금감원 압박에 조직·시스템 동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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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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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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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시중은행이 올해 들어 일제히 소비자보호 체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 개편부터 이사회 거버넌스 재설계, AI 기반 시스템 고도화까지 은행마다 방식은 달라도 방향은 하나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배경에는 금융감독원의 강도 높은 압박이 깔려 있다. 앞서 금감원은 올해를 '금융소비자 보호 원년'으로 공식 선언하고, 리스크 기반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로의 전환을 골자로 한 개선 로드맵을 발표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25일 주총 의결을 통해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사외이사를 포함한 3인으로 구성되며 반기 1회 정기 개최를 원칙으로 한다.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체계 수립과 성과보상체계(KPI) 평가, 금감원 실태평가 후속 조치 관리 등 기존에 실무 단위에서 처리하던 사안을 이사회가 직접 점검하는 구조로 격상됐다.

    여기에 소비자보호 품질지수(CPQI)도 도입했다. 상품 기획 단계부터 판매 후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리스크·준법·상품 부서에 분산돼 있던 점검 지표를 하나로 통합해 정상(Green)·관찰(Yellow)·위험(Red) 3단계 조기경보 체계로 시각화한 구조다. 특정 펀드 편중 위험, 투자성향 대비 상품 위험도 미스매치, 민원 급증 징후 등을 선제적으로 잡아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고객자문위원 운영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발대식을 열었다. 기존 단일 체계에서 '신상품·서비스 분과'와 '소비자 권익·자산보호 분과' 두 개로 나눠 전문성을 강화했다. 신상품 분과는 출시 전 고객 효용성 평가부터 사후관리까지 의견 반영 체계를 연속적으로 구축하고, 자산보호 분과는 보이스피싱 대응과 소비자 권익 개선 제안에 집중한다.

    자문위원 구성도 다양화했다. 사이버범죄 전문가, 웹 접근성 전문가, 금융 유튜버는 물론 장애인·외국인 자문위원까지 위촉해 소외계층 관점의 의견을 제도적으로 수렴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다만 신한은행은 지난해 금감원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홍콩 ELS 불완전판매 여파로 '미흡' 등급을 받은 전력이 있어, 이번 행보가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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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 금융권 최초로 지주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다. 올해 조직 개편에서는 하나은행의 기존 소비자리스크관리부를 '소비자보호전략부'로 격상시켰다. 명칭 변경에 그치지 않고 상품 설계 단계부터 판매·사후관리, 민원·분쟁 대응까지를 아우르는 전행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했다. 소비자보호를 사후 처리가 아닌 전략적 선제 관리 영역으로 재정의한 셈이다. 올해 조직 개편의 4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선제적 소비자보호 역할 강화'를 직접 명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사회에는 소비자보호 전문성을 갖춘 최현자 서울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합류해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우리은행 또한 이달 20일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소비자보호 전문이사를 포함한 3인 이상으로 구성해 이사회 차원의 직접 관리 체계를 갖췄다. 기술 투자도 병행했다. 생성형 AI 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통합 고도화하는 방안을 이달 19일 확정했다. 금융사기 사전 차단과 2차 피해 방지를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LG유플러스와 보이스피싱 예방 MOU를 체결해 통신·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사기 탐지 체계도 마련했다.

    이처럼 올해 4대 은행의 소비자보호 행보는 금감원의 제도 개편과 맞물려 더욱 무게가 실린다. 금감원은 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주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평가 기준도 고객이 실제로 체감하는 변화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이 직접 원장 직속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킨 것도 같은 기조의 연장선이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올초 은행장 간담회에서 "감독·검사의 모든 업무 추진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못을 박은 상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은행권의 조직·시스템 정비가 당국 압박에 따른 일회성 대응에 그치는지,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 문화 정착으로 이어지는지가 올해 실태평가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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