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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단독] “지역의사제 전형 설계 착수”…대교협, 32개 의대 공문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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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의사제 첫 ‘입시 반영’ 절차 돌입
    전형 복잡도 급증에 사교육 의존 우려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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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전국 32개 의과대학에 지역의사제 전형 설계 착수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의대 입시에 지역의사제를 반영하는 절차가 본격화됐다. 입학 단계부터 권역별 선발과 의무복무를 연계하는 구조가 처음 도입되면서 전형 체계 전반의 재편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25일 본지 취재 결과 대교협은 지난 20일 전국 32개 의대에 ‘2027·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 개정 안내’ 공문을 보내고, 지역의사제 반영을 위한 특별전형 신설 및 전형 설계에 착수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들은 4월까지 시행계획 변경안을 제출해야 한다.

    대교협 관계자는 “기본사항 개정을 통해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을 신설했고, 대학들이 이에 맞춰 전형 구조를 설계하는 단계”라며 “정원 배정은 교육부 확정 이후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지역의사제가 ‘정책 구상 단계’를 넘어 실제 입시 전형 설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대교협이 대학에 지역의사제 관련 전형 설계 착수를 공식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단계는 전형의 ‘틀’만 마련된 상태다. 실제 선발 인원과 권역별 배정 규모는 교육부가 별도로 확정해 각 대학에 통보할 예정이며, 대학들은 이를 반영해 세부 전형을 구체화하게 된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입학 단계에서부터 특정 권역 내 의사 인력을 선발·양성하고, 졸업 후 해당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 지역인재전형이 ‘선발’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역의사제는 ‘입학-교육-배치’를 하나로 묶는 구조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문제는 전형 구조의 급격한 복잡화다. 진료권 단위로 세분화된 권역 배정이 입시에 반영될 경우, 하나의 대학 내에서도 다층적인 모집단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울산·경남 권역만 하더라도 세부 지원 단위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 현장에서는 이미 우려가 제기된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형이 지나치게 세분화되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경우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사실상 ‘전략 게임’이 된다”며 “정보 접근성이 높은 수험생이 유리해지고 사교육 의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역인재 선발 확대 흐름과 맞물리며 파급력을 키울 전망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지방권 의·치·한·약학 계열 지역학생 선발 규모는 2796명으로 2022학년도(1357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8학년도에는 지역의사제 영향으로 2913명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학생 선발 비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2학년도 34.4%였던 비율은 2027학년도 62.5%까지 높아지며 사실상 ‘지역 중심 선발 체계’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합격 구조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지방권에서는 수능 최저 충족 가능성이 높은 N수생 유입이 확대되며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수도권에서는 지역 제한으로 상위권 수험생이 서울·경인권 대학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대학별 모집요강이다. 이번 개정은 기본 방향만 제시된 단계로, 실제 지원 방식과 선발 구조는 각 대학이 발표할 세부 요강에서 확정된다. 권역별 선발 기준, 지원 가능 범위, 중복 지원 허용 여부 등이 입시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만기 소장은 “32개 의대가 전형 규칙을 얼마나 명확하게 공개하느냐가 혼란 최소화의 핵심”이라며 “설계가 불투명할 경우 사교육 의존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교협은 홈페이지를 통해 ‘2027·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 개정본을 수정 게시했다. 개정안에는 중·고교 전 과정을 해당 지역에서 이수하고 거주 요건을 충족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자격 기준과,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른 권역별 선발 비율 준수 의무 등이 포함됐다.

    [이투데이/손현경 기자 (son8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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