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의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한국 방산 시장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개전 엿새만에 최대 500억달러의 비용을 치르는 등 미-이란전은 비대칭 소모전 양상이다. 한국의 방산은 여기에 큰 장점을 갖고 있다. 먼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는 탐지, 지휘통제, 중·고고도요격기능(천궁-II·L-SAM)이 통합된 다층 방어 시스템이다. 미국산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좋고 제조와 물량공급 역량이 뛰어나다. 운용·실전 데이터가 풍부해 무기체계 신뢰성도 높다. 보고서는 파트너국과 안보 및 산업을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모델에 기반해 한국 방산 패키지 수출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미-이란전은 방산 역량과 함께 에너지 안보의 막대한 중요성도 일깨웠다. 우리 정부는 원유·원자재 물량·공급선 확보와 차량 5부제 등 소비 감축으로 대응하는 한편, 국내 원전·석탄발전 가동률을 높이기로 했다. 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위기에 대응해 현재 가동이 중단된 원전 중 정비 중인 5기를 5월까지 재가동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영향에 따른 석탄발전 운전 제약을 완화하고, 올해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3기의 폐쇄도 필요에 따라 늦출 수 있다고 했다. 또 올해 재생에너지를 7GW(기가와트) 이상 신속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 설치도 함께 추진해 LNG 등 에너지 수입을 근본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미-이란전은 우리 국방·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안보’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에게 ‘유사시’는 다만 북한 도발로 인한 한반도의 군사적 위협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의 지정학적 분쟁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주한미군 병력이나 전략자산의 이동·재배치가 우리 안보 환경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전은 필히 군사 대결이 동반된 자원·에너지 공급망 전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이번 전쟁이 보여줬다. 화석연료와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의 ‘믹스’ 정책은 환경과 효율성 뿐 아니라 반드시 ‘유사시’를 대비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 엄중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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