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5 (수)

    [사설] “韓방산 기회” “원전 재가동”…안보 개념 확장 계기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서 나타난 현대전의 새로운 양상이 한국 방위산업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수천달러의 저가 자폭 드론과 수백만달러의 첨단 미사일이 동시에 투입되는 소모전 양상은 한국 방산에 대한 국제적 수요를 창출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한국의 막강한 방산 능력을 강조하며 자주국방과 통합 방위체제 강화를 역설했다.

    수출입은행의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한국 방산 시장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개전 엿새만에 최대 500억달러의 비용을 치르는 등 미-이란전은 비대칭 소모전 양상이다. 한국의 방산은 여기에 큰 장점을 갖고 있다. 먼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는 탐지, 지휘통제, 중·고고도요격기능(천궁-II·L-SAM)이 통합된 다층 방어 시스템이다. 미국산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좋고 제조와 물량공급 역량이 뛰어나다. 운용·실전 데이터가 풍부해 무기체계 신뢰성도 높다. 보고서는 파트너국과 안보 및 산업을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모델에 기반해 한국 방산 패키지 수출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미-이란전은 방산 역량과 함께 에너지 안보의 막대한 중요성도 일깨웠다. 우리 정부는 원유·원자재 물량·공급선 확보와 차량 5부제 등 소비 감축으로 대응하는 한편, 국내 원전·석탄발전 가동률을 높이기로 했다. 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위기에 대응해 현재 가동이 중단된 원전 중 정비 중인 5기를 5월까지 재가동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영향에 따른 석탄발전 운전 제약을 완화하고, 올해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3기의 폐쇄도 필요에 따라 늦출 수 있다고 했다. 또 올해 재생에너지를 7GW(기가와트) 이상 신속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 설치도 함께 추진해 LNG 등 에너지 수입을 근본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미-이란전은 우리 국방·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안보’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에게 ‘유사시’는 다만 북한 도발로 인한 한반도의 군사적 위협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의 지정학적 분쟁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주한미군 병력이나 전략자산의 이동·재배치가 우리 안보 환경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전은 필히 군사 대결이 동반된 자원·에너지 공급망 전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이번 전쟁이 보여줬다. 화석연료와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의 ‘믹스’ 정책은 환경과 효율성 뿐 아니라 반드시 ‘유사시’를 대비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 엄중한 교훈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