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본점에 골드바가 놓여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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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국제 금값이 한달 새 15% 넘게 폭락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통상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때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왔으나, 이번에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온스당 5193.39달러였던 국제 금 시세는 24일 종가 기준 온스당 4386.78달러로 약 15.5% 하락했다. 이달 들어 6거래일은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곡선을 그렸다.
국제 금값은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데다 달러 강세까지 겹치며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은 통상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질수록 투자 매력이 커지지만, 반대로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강화되면 가격 상승에 압박이 생긴다. 금은 이자나 배당 나오지 않아 금리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금값 상승 랠리도 이번 하락에 영향을 줬다. 금 가격은 약보합으로 마감했던 지난해 7월을 제외하고, 작년 전 기간에 걸쳐 상승했다.
올해 초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미국이 군사 작전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사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그린란드 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금값은 고공행진했고, 이 같은 선반영으로 인해 ‘과열 구간’에 진입해 있었다는 분석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유입된 소매자금의 급격한 이탈도 금값 하락을 부채질했다. 올해 1월만 해도 금 ETF의 시장 가격과 순자산가치(NAV) 사이의 간격이 크게 벌어졌다. 이는 금을 사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ETF 물량을 공급하는 지정참가회사(AP)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 들어 이 간격이 급격히 좁혀지고 있는데, 이는 소매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급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최근 한 달간 국내 주요 금 관련 ETF에서는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펀드별로는 ▷KODEX 금액티브 -181억원 ▷TIGER 금은선물 -100억원 ▷SOL 국제금 -65억원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 -58억원 등으로 순유출을 보였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가격 부담으로 인해 금은 자산 가격이 동반 조정을 겪는 상황에서 피해야 할 피난처가 아니라 당장의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차익 실현을 단행할 수 있는 매도 대상이 됐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같은 안전자산임에도 금 대신 달러,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현금성 자산 확보가 우선시되며 금에 대한 급락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 변동성 국면은 불가피하나 중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 고려 시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란 사태가 진정되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재차 나타나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며 “금 가격의 저점은 온스당 3900달러 수준으로 전망하며, 바이더딥(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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