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중복상장 쟁점과 개선방향 토론회
주주 보호엔 공감…획일 규제엔 우려
쪼개기 상장과 성장 투자는 구분해야
신사업 인수 막히면 벤처 회수시장 타격
원칙 세우되 예외 기준은 정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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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금융당국이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에 나선 가운데 획일적인 규제가 이뤄지면 벤처 인수합병(M&A)과 신사업 투자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중복 상장 쟁점과 개선 방향 토론회’에서는 유연한 중복 상장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춘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본부장은 “기업들 입장에서 정부의 ‘원칙적 금지’ 방침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며 “지금까지 중복 상장이 허용돼 온 배경과 장단점을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문제의 초점을 분할 시점에 둘지, 상장 시점에 둘지, 상장 이후의 지속적인 이해 상충에 둘지부터 명확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모자회사 동시 상장을 막는 데 그치지 말고 전 단계에 걸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벤처투자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상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은 “상장사가 신사업이나 미래 사업을 인수해 자회사로 두는 경우는 쪼개기 상장과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 독자적으로 상장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상장사의 인수와 후속 투자 유치를 활용하면 성장과 자금 조달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부회장은 “인공지능(AI)과 같은 미래 산업은 빠른 투자와 자금 조달이 필수인 만큼 이를 중복 상장 규제로 일괄 차단하면 벤처 M&A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회수 시장에 주목했다. 상장사가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외부 투자자와 함께 후속 투자가 이뤄진 뒤 자회사 상장을 통한 투자 회수 등 추가 자금 조달 구조가 막히면 국내 벤처 생태계 전반의 자금 선순환이 둔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벤처 M&A 시장이 글로벌 주요국에 비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중복 상장 규제가 출구 전략을 좁히면 성장 산업 투자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같은 지적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중복상장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주주 보호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과장은 “중복 상장의 범위는 투자자가 연결재무제표상 하나의 경제적 단일체로 이해하는 지배·종속 관계를 중심으로 볼 것”이라며 “다만 모든 중복상장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장의 필요성, 주주와의 소통, 주주 보호 노력, 사업 영업의 독립성, 경영의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신지민 기자 jim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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