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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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봄철을 앞두고 곰 피해를 막기 위한 대대적인 대응에 나선다. 지난해 사망자 13명을 포함해 200명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후, 단순 대응을 넘어 개체 수 관리와 포획 체계 전반을 손보는 ‘곰과의 전면전’에 가까운 정책 전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곰 피해 대책 로드맵’ 초안을 마련하고, 조만간 장관 회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로드맵은 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이 급격히 늘어나는 봄철을 중심으로 포획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체계적인 개체 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우선 곰 출몰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별 긴급 포획 체계를 정비하고, 지역별 추정 개체 수와 목표 포획 수를 명확히 설정할 방침이다. 또 사람과 곰의 생활권을 구분하는 ‘조닝(zoning)’ 계획을 도입해 서식지와 주거지를 분리하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도도부현 중심으로 이뤄지던 개체 수 조사 역시 2026년부터는 중앙정부가 통일된 방식으로 직접 관리하며 도호쿠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기존 민간 엽사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고용한 ‘공무원 헌터’를 활용하고, 포획 장비와 사후 처리 지원도 확대한다. 일본에서는 엽사 고령화로 긴급 대응이 늦어지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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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조치는 최근 몇 년간 곰 피해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포획된 곰은 1만2659마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해 포획량이 1만 마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일본 내 곰 개체 수는 약 5만 마리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피해 규모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NHK와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해 곰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237명, 사망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5년에는 4~9월 사이에만 5983마리가 사살·회수돼 이미 전년도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먹이 부족과 개체 수 증가로 곰이 민가까지 내려오는 사례가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포획 이후 처리다. 곰 사체 대부분은 식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소각되지만, 인력 부족으로 처리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홋카이도에서는 곰을 잘게 절단해 일반 쓰레기로 처리하는 사례까지 등장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해체 기술을 가진 인력이 부족해 사체가 쌓이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기존 방식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체중 200kg에 달하는 개체까지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면서, 화학 처리 방식 도입이나 식용 활용 허용 등 다양한 대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안전성과 윤리 문제로 제도화까지는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정부의 이번 로드맵은 단순한 ‘포획 강화’가 아니라, 급증한 곰 개체와 인간 생활권의 충돌을 구조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체 수 증가, 인력 부족, 사체 처리 문제까지 얽혀 있는 만큼 실제 효과를 거두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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