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실사 작업 벌인 안진회계법인
2029년부터 석화산업 회복 전망
채권단 채무 상환 3년 유예 같은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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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은행이 충남 대산의 롯데케미칼·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 측 사업 재편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2029년부터 시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대산 석유화학 기업 측 채권단은 2029년 3월까지 채무 상환을 유예해줬다. 금융계에서는 여수나 울산 석화 단지에 대해서도 2029년을 금융 지원 기준선으로 정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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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산은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산 석화 사업 재편 관련 실사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이 문건을 작성한 안진회계법인은 “중국발 설비 증설이 완화되는 2029년부터 시황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진회계법인은 산은의 의뢰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대산 석화단지의 구조조정안에 대해 실사 작업을 벌여왔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내용의 재편안을 꾸린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의 연 110만 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1기를 가동 중단하고 프로필렌 생산량을 연 55만 톤 감축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 계힉에 대해 안진회계법인은 “적자 공장 가동 중단과 고부가가치화 및 통합 운영 최적화 등으로 현재처럼 각자 운영하는 것에 비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대산 석화단지 측 사업 재편안이 합리적이라고 본 것이다.
설비 폐쇄로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데다 친환경 제품과 고부가가치 폴리머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뜻이다. 안진회계법인은 “HD현대의 정유공장과 롯데케미칼의 폴리머 공장을 유기적으로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안진회계법인은 “사업 재편 계획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동성 부족 및 재무구조 악화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안진회계법인은 “2022년부터 기초유분의 공급과잉이 본격화한 상황”이라며 시황이 좋지 않다는 진단도 함께 덧붙였다.
채권단이 2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약속한 배경이다. 구체적으로는 △사업재편 투자 및 연구개발(R&D) 소요 자금 4300억 원(산은) △운영자금 및 외국환 6000억 원(산은 외 금융기관) △HD현대케미칼 대출의 영구채 전환 최대 1조 원(채권단 공동) 등이었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총 7조 9000억 원 규모의 채무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특히 유예 기한을 2029년 3월 20일로 제시했다. 안진회계법인이 “2029년부터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한다”고 진단한 것을 근거로 금융권 채무 만기 연장 기한을 잡았다고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계에서는 현재 사업 재편 승인이 남아 있는 여수 1호(롯데케미칼·여천NCC·DL케미칼·한화솔루션)와 여수 2호(LG화학·GS칼텍스) 및 울산(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 석화단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2029년을 실질적인 금융 지원 시한으로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진회계법인뿐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도 2029년을 석화 산업 업황 회복의 기준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과 S&P글로벌은 지난해 2월 전 세계 에틸렌 가동률이 2025년 80.2%에서 올해 79.2%로 하락했다가 2027년 78.4%로 저점을 찍은 뒤 2029년(80.9%)에나 80%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각국에서 설비 폐쇄를 비롯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에틸렌과 폴리에틸렌(PE) 및 폴리프로필렌(PP) 등 올레핀 계열 제품의 공급과잉 구조는 최소 2028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변수는 이달 초부터 본격화한 미국·이란 전쟁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석화 제품 조달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면서 석화 산업의 업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 업체인 LG화학은 23일 여수2공장의 NCC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다른 업체들의 연쇄 셧다운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발 과잉공급 문제로 석화 산업이 계속 나빠지고 있었는데 이란 사태까지 터지면서 업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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