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에틸렌 등 석화 원료값 후행 상승 압박
공급과잉 위에 전쟁 악재…석화업계 ‘L자 침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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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전쟁이 휴전에 들어가더라도 생산·운송·정제 전반에 걸친 충격이 누적된 만큼, 원유뿐 아니라 나프타 기반 제품 가격 역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낮은 수준에서 장기간 횡보하는 'L자형 침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이란과의 협상 진행을 주장하고, 이란이 물밑 대화를 인정하면서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오는 28일(현지시간) 휴전을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며 원유 공급 정상화 기대감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수급, 가격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재개방되더라도 글로벌 석유·가스 시장이 최소 4개월간 공급 부족 상태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은 당초 목표 대비 약 3% 감소하고, LNG 공급 역시 매달 700만t(톤)씩 줄어드는 등 구조적인 공급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단순한 생산 감소를 넘어 에너지 산업 사이클 전체의 붕괴다. 걸프 지역 주요 산유국들은 전쟁 여파로 생산량을 전쟁 이전 대비 약 40% 수준으로 줄인 상태다. 이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만 최소 2~4주가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항만·선적 설비 파손, 선박 운항 중단 등 물류 병목이 겹치면 공급망 복구는 더 지연된다.
특히 해상 운송 차질이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된다. 중동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 보험료가 선박 가치의 최대 10% 수준까지 급등했고, 초대형 유조선 상당수가 이미 대서양 항로로 이동해 복귀까지 최대 90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 단계에서도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인도·동남아 주요 정유소는 원료 부족으로 하루 약 300만 배럴 규모의 처리량 감소를 겪고 있으며, 정상 가동까지는 수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같은 복합적 요인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은 이미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50% 이상 상승했고, 유럽 가스 가격 역시 80% 넘게 뛰었다. 업계에서는 휴전 이후에도 재고 감소와 사재기 수요가 맞물리며 가격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부담은 더욱 크다. 나프타를 원료로 생산되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가격이 최근 한 달 사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플라스틱·화학 제품 전반에 비용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나프타 가격은 원유 가격보다 후행적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 원유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시차 효과’를 핵심 리스크로 지목한다. 원유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이미 높은 가격에 계약된 나프타가 일정 기간 시장에 반영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 석화 업계 관계자는 “전쟁 이전에도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업황이 매우 어려웠는데, 중동 사태로 더 비상 상황이 됐다”며 “중동 사태가 끝나더라도 전쟁 이전 수준으로 가격대가 돌아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정진용 기자 (jj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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