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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K바이오 발목 잡는 노사갈등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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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부 박지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13차례의 교섭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노조는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 원의 격려금, 3년간 자사주 배정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가 협상 과정에서 파업으로 회사가 입을 손실이 큰 만큼 차라리 그 비용을 미리 보상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쉽사리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간의 정상적인 임금 교섭은 온데간데 없고 파업에 따른 손실을 전제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바이오 산업은 생산 안정성과 신뢰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위탁개발생산 사업은 납기와 품질이 보장된다는 전제 아래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이 이뤄진다. 이 같은 구조에서 파업 가능성은 그 자체로 리스크다. 실제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불확실성만으로도 고객사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글로벌 경쟁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스위스 론자, 일본 후지필름 등 주요 기업들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생산 능력 확장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까지 가세한 상황에서 내부 변수로 인한 생산 안정성 우려는 곧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임금 인상 요구가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투자 여력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바이오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장기 연구개발이 병행되는 구조다. 고정비 부담이 빠르게 늘어날 경우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그런데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현재 파업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노동자의 권리는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산업의 특성과 성장 단계, 그리고 글로벌 경쟁 환경을 고려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K바이오가 성장의 분기점에 서 있는 현재 단기적인 달콤함에 매몰돼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박지수 기자 sy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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