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7 (금)

    오성첨단소재, 445억 대여금 '출자전환'…오너 2세 자산 이전 '마침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필드뉴스

    오성첨단소재 CI


    코스닥 상장사 오성첨단소재가 신설 자회사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빌려주고 본사 부동산을 넘겼던 이른바 '셀프 대출' 거래가 결국 대여금 출자전환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사실상 개출을 탕감해주는 거래가 발생한 셈이다.

    오너 2세가 대표로 있는 자회사는 막대한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현금 유출 부담 없이 모기업의 알짜 자산을 온전히 확보하게 된 반면, 상장사는 핵심 사업은 중국으로 넘어가고, 가용 현금의 상당분은 비유동성 자산으로 묶이게 되면서 향후 주주가치 제고 및 신사업 동력 확보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 445억 '셀프 대출', 출자전환으로 빚 탕감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오성첨단소재는 종속회사인 오성하이테크놀로지가 44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명시된 자금 조달의 목적은 '채무상환자금'이다.

    같은 날 오성첨단소재는 타법인 주식 취득 공시를 내고, 자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5만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취득 방법이 현금 납입이 아닌 '대여금 출자전환'이라는 것이다.

    즉, 오성첨단소재가 자회사(오성하이테크놀로지)로부터 받아야 할 445억원의 채권을 회수하는 대신, 자회사의 비상장 주식을 받는 방식으로 빚을 상계 처리해 준 것이다.

    이번 출자전환 공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오너 2세로의 자산 이전 작업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앞서 오성첨단소재는 지난해 12월 18일 전북 익산시 팔봉동에 위치한 본사 토지 및 건물, 부대시설 일체를 383억원에 자회사 오성하이테크놀로지로 양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자산을 넘겨받은 오성하이테크놀로지는 자본금 9억원에 불과한 신설 법인으로, 대표이사는 조경숙 회장의 장남인 김두인 사내이사다.

    당시 자본금이 빈약한 신설 자회사가 막대한 매입 대금을 치를 수 있었던 것은, 자산 양도 직전 오성첨단소재 본사가 자회사에 직접 400억원의 현금을 빌려주었기 때문이다. 모회사가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다시 모회사의 자산을 사가는 전형적인 '셀프 대출' 구조였다.

    오늘 발표된 445억원(기존 대여금 포함)의 출자전환 공시는 이 빚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결정이다.

    결과적으로 오너 2세가 이끄는 신설 법인은 실질적인 현금 지출이나 향후 부채 상환의 부담 없이, 모회사의 알짜 부동산과 핵심 제조 설비를 온전히 손에 쥐게 되었다.

    모기업의 지원을 통해 부채 없는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확보한 383억원대 부동산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사세 확장에 나설 수 있는 완벽한 재무적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 유동성 묶인 모기업… 흑자 본업은 해외 자본에 매각

    반면, 모기업인 오성첨단소재와 일반 주주들이 떠안게 된 재무적 기회비용은 상당하다.

    회계적 관점에서 오성첨단소재의 445억원 자산이 장부상에서 당장 증발하는 것은 아니다. 현금성 대여금이 자회사 주식(종속기업 투자주식)으로 형태만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산의 '질적 가치'와 '유동성' 측면에서는 심각한 제약이 발생한다.

    단순 '금전 대여' 상태였을 때는 연 4.6%의 이자를 수취하거나 만기 시 현금 원금을 회수할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출자전환으로 인해 상장사의 가용 현금 445억원은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유동화할 수 없는 '비상장 자회사 주식'으로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

    앞서 오성첨단소재 경영진은 핵심 본업(디스플레이 소재) 매각에 따른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주서한을 띄워 "로봇, 방산, 자동차 전장 사업 등의 기업과 인수합병을 모색하여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회사의 현금이 오너 2세가 이끄는 자회사의 자산 취득 및 부채 탕감용으로 사실상 고정화되면서, 당초 공언했던 미래 신사업 투자나 적극적인 주주 환원(배당, 자사주 소각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이번 출자전환이 회사의 '심장'에 해당하는 핵심 사업마저 잃고난 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불만이 높다.

    오성첨단소재는 지난 2월 4일 회사 전체 매출의 73.71%를 차지하는 주력 흑자 사업인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부문' 일체와 영업권을 자회사인 오성하이테크놀로지에 양도하기로 결의했다.

    그리고 이를 받은 오성하이테크놀로지는 양수한 회사의 본업과 383억원대 본사 부동산을 중국계 자본(항저우성석신소재과기유한공사)에 약 1984억원을 받고 넘기는 타법인 주식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결과적으로 모기업의 막대한 445억원 자금 대여와 이어진 출자전환은 최종 매수자인 중국 자본이 아무런 재무적 부채나 흠결 없이 오성첨단소재의 핵심 흑자 기술과 생산 라인을 손쉽게 차지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준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본업은 해외 자본에 넘어가고, 남은 잉여 현금마저 유동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경영진이 공언했던 첨단 신사업 투자를 위한 실질적인 재무 여력은 크게 쪼그라들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Copyright ⓒ 필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