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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재고도 안 털고 올렸나…주유소 800곳 새벽 기습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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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봄 기자]

    # 정부가 2차 최고가격을 고시하자마자 불과 몇시간 만에 기름값을 올린 주유소가 전국에 80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게는 리터(L)당 300원 가까이 가격을 급격히 올린 주유소도 확인됐는데, 미리 확보한 재고가 소진되기도 전에 가격부터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 2차 최고가격 고시 이후 주유소 기름값이 휘발유와 경유 모두 리터(L)당 2000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주유소의 과도한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매일 1만여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집중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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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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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시민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2차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직후인 오전 5시 기준, 전날보다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휘발유 843곳, 경유 821곳으로 집계됐다. 5시간 만에 800곳이 넘는 주유소가 일제히 가격을 올린 셈이다.


    인상폭도 컸다. 부산 강서구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을 L당 270원 인상했고, 인천 강화군의 한 주유소는 경유 가격을 282원 올려 가장 큰폭의 인상을 기록했다. L당 가격을 210원 이상 인상한 주유소는 휘발유 기준 28곳, 경유 기준 27곳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가격 인상 시점이다. 최고가격 고시는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설정하는 제도인 만큼, 기존에 저가로 확보한 재고가 남아 있는 경우 즉각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고시 시행 직후 가격을 올린 사례가 대거 확인되면서 '선제 인상' 또는 '편승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1차 최고가격 고시 이후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다가 2차 고시 당일 오히려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가 휘발유 137곳, 경유 147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인하에는 소극적이면서 인상 국면에서는 빠르게 반응하는 비대칭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0시부터 적용되는 2차 최고가격을 L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설정했다. 유류세를 추가로 낮춰 부담을 덜었음에도 1차 최고가격보다 각각 210원씩 올랐다.


    1차 최고가격 시기 주유소 기름값이 L당 1800원 중반대를 유지한 점을 감안하면, 2차 최고가격 고시로 주유소 기름값은 L당 2000원 중반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오전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는 전날인 26일에 비해 L당 10원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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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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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아직 재고가 남아있기 때문에 급격한 가격인상은 시장 질서 교란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2차 최고가격을 고시하면서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이나 매점매석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전국 주유소 약 1만곳의 가격을 매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저가 재고가 남아 있음에도 가격을 즉시 인상하거나, 1차 시행 이후 가격이 점진 인하됐던 흐름과 달리 과도하게 빠른 인상 흐름을 보이는 사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도 이날 "아직 인상요인이 없음에도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가 많다"며 "주유소는 재고 소진 전에 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sp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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