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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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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덕에 3조 쓸어담았다”…전세계 기름값 공포 속 조용히 웃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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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랄산 원유 한 달 새 52→80달러대

    서방 제재 해제에 아시아 수요 폭증

    “단기 반사이익 불과” 회의론도 팽배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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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가 에너지 시장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막히자 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산으로 눈을 돌리고, 서방 제재까지 풀리면서 예상치 못한 호재가 겹치고 있다.

    원유 가격 급등에 추가 세입 2조8000억원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중동산 석유·가스 공급이 끊기자, 인도·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이 대체 물량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확보하고 나선 것이다.

    가격 흐름이 이를 뒷받침한다. 러시아 우랄산 원유는 이란 전쟁 이전인 1~2월 배럴당 평균 52달러(한화 약 7만8000원)에 머물렀으나, 3월 들어 70~80달러(한화 약 10만5000~12만원)대로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가 개전 후 12일간 석유 수출로 챙긴 추가 세입만 최대 19억달러(한화 약 2조85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제재 완화라는 호재까지 더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해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를 한 달간 풀겠다고 알렸고, EU 집행위원회 역시 지정학적 긴장을 근거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 일정을 뒤로 미뤘다.

    SCM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번 주 초 석유·가스 공급업체 회의에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발생한 추가 수익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선도 흔들…“유일한 승자는 러시아”
    러시아가 이번 전쟁으로 거둘 이익은 에너지 수입에서 얻는 실익에 그치지 않는다. 각국의 관심과 군사력이 이란 전쟁 쪽으로 쏠리면서, 미국·EU가 우크라이나에 쏟던 지원 역량이 분산되는 양상이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지난 10일 브뤼셀 회의에서 “이란 전쟁의 유일한 승자는 러시아”라고 지목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전문가들도 같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중국 화동사범대학 러시아학센터 장신 부소장은 “석유 가격 급등이 재정적 도움을 줄 것이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내려던 군사 장비를 이란으로 돌릴 수 있어 반사 이익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를린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알렉산더 가부예프 소장 등도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서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발다이클럽 전문가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역시 “중국·인도 등에 에너지 공급국이자 국제 파트너로서 러시아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시절 길지 않다”…회의론도 만만찮아
    반면 러시아의 호황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자오룽 연구원은 “러시아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익을 누릴지는 의문스럽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인하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미 중국 정치학자인 쑨타이이 크리스토퍼뉴포트대 부교수도 “이란 전쟁의 기간과 규모에 따라 러시아의 수혜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며 “단기 이득만으로는 러시아의 어려운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란 정권 교체 없이 전쟁이 장기화해야 러시아에 더 큰 이득이 되겠지만, 미국이 신속한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이란 전쟁을 지렛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손을 내밀어 중·러 관계에 쐐기를 박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쑨 부교수는 “미국이 러시아를 서방 경제에 성공적으로 재통합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한쪽으로 기운 중국-러시아 관계가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해협 하나가 막혔을 뿐인데, 유조선들이 지구를 반 바퀴 돌기 시작했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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