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7 (금)

    ‘1.4조 분쟁’ 한전·한수원, 국내서 중재 진행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 권고안 받아들여

    중재 무대 런던서 이관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정산을 둘러싼 ‘집안싸움’을 영국 런던이 아닌 국내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소송 비용을 줄이고 원전 기술 해외 유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내에서 다투라는 정부의 권고를 양측이 받아들인 결과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한수원은 최근 잇따라 이사회를 열고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서 진행 중이던 중재 사건을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중재는 UAE 바라카 원전 공사 기일 지연과 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당초 계획보다 커지면서 불거졌다. 한수원은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공사비를 한전이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한전은 UAE 측과 추가 비용에 관한 정산을 마친 뒤 대금을 주겠다고 맞섰다. 협상에 진전이 없자 한수원은 지난해 5월 계약서 조항에 명시된 대로 LCIA에 중재를 신청했다.

    모회사-자회사 관계인 한전과 한수원이 나라 밖에서 법적 다툼을 하게 되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원전 수출 ‘팀코리아’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릴 수 있는 데다 중재 과정에서 한국 원전 건설 노하우나 기술이 유출될 수도 있어서다. 양측이 분쟁 과정에서 소모하게 될 법적 비용은 38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27일 해당 중재를 KCAB 소관으로 이관할 것을 양측에 권고했다.

    무대는 옮겼지만 한수원이 중재 신청을 거두지 않는 한 분쟁은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소만 바뀌었을 뿐 증거 조사, 증인 선정 등 복잡한 법적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전 출신인 김회천 신임 한수원 사장의 결단으로 양측이 문제 해결에 합의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 주주에 대한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정치권은 국내 공기업 사이의 다툼이 국제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기관이 분쟁 해결을 위해 중재를 신청할 경우 법무부 장관이나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정하는 국내 기관을 중재 기관으로 지정하도록 명시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