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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8 (토)

    연봉보다 많은 SK하이닉스 성과급, 보너스일까 임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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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영성과급에 관한 대법원 판결의 평가와 과제'

    대법, 삼성전자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 인정, 하이닉스 성과급은 불인정

    김희성·김인식 “대법, 임금성 판단 기준 구체화…'근로의 대가' 설명 부족”

    송헌재 “기업이 임금으로 인식하고 비용 반영했는지 고려해야”

    [김정민 이데일리 경제전문기자]같은 ‘성과급’인데도 결과는 달랐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사건에서는 반기별로 지급되는 목표 인센티브(TI) 는 근로의 대가로서 평균임금(퇴직금 산정 기준)에 포함되는 임금으로 인정한 반면, 성과 인센티브(PI)는 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 사건에서는 성과 인센티브(PI)와 초과이익분배금(PS) 모두를 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목표 인센티브가 취업규칙에 근거해 지급되고, 산식이 사전에 정해져 있으며,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회사가 지급해야 하는 구조라며 임금으로 인정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매년 노사 합의를 통해 지급 여부와 기준을 정하는 방식이었고, 영업이익이나 경제적 부가가치(EVA) 등 외부 요인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경영성과의 사후 분배’로 판단했다.

    이같은 대법원의 대기업 성과급 판례를 두고 학계에서는 “일정부분 기준은 제시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열린 한국사회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최근 경영성과급에 관한 대법원 판결의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발제는 김희성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인식 유한노무법인 공인노무사가 맡았고, 토론에는 이상희 한국공학대학교 자율전공학부 교수, 구자형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송헌재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참여했다.

    “대법, 임금성 판단 기준 구체화…근로의 대가 설명 부족”

    발제를 맡은 김희성 교수와 김인식 노무사 이번 대법원 판결의 가장 큰 의의로 ‘임금 판단 기준의 우선순위’를 정리한 점을 꼽았다.

    임금성을 판단할 때 △근로의 대가성 △지급의 계속성·정기성 △지급의무성을 두고 어느 요소를 우선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일부 하급심에서는 지급의 반복성이나 지급 의무 여부를 먼저 따지는 방식으로 임금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최근 판결을 통해 지급이 계속적·정기적인지, 지급 의무가 있는지를 먼저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금품이 ‘근로의 대가인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근로의 대가성은 해당 금품이 근로 제공과 직접적이거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지급의 계속성·정기성이나 지급의무성은 임금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보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대법원이 ‘근로의 대가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정작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은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근로 제공과의 직접 또는 밀접한 관련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없었다는 것이다.

    발제자들은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례처럼 유사해 보이는 성과급임에도 결론이 달라진 이유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어떤 요소의 차이가 결정적인 기준이 됐는지 명확하지 않아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과급이 임금으로 인정될 경우 통상임금,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퇴직금 등과 연동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효과가 사후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성 여부를 명확히 예측하기 어려워 법적·재무적 리스크를 짊어진 채 성과급을 설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인식 노무사는 “이러한 판례 태도는 성과급 임금성을 둘러싼 노사 간 분쟁을 완전히 정리하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논쟁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며 “법적 불안정성을 회피하기 위해 기업이 경영성과급의 본래 취지와 기능을 후퇴시키고, 보다 경직적이고 획일적인 임금체계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과와 연동한 유연한 보상체계 대신,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하게 되는 ‘보상체계의 역설적 왜곡’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사 간 신뢰관계와 협상 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과급의 임금성 여부가 노사 간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면 교섭 비용과 갈등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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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이 임금으로 인식하고 비용 반영했는지 고려해야”

    토론자로 나선 이상희 교수와 구자형 변호사 또한 ‘근로의 대가성’이라는 기준이 제시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 적용 기준이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이상희 교수는 “그동안 일부 판례가 근로의 대가라는 본질적 판단보다 지급의 정기성이나 지급 의무 여부 등 외형적 요소에 치우친 측면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해당 금품이 실제로 근로 제공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 검토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자형 변호사 역시 “대법원이 ‘근로 제공과의 직접 또는 밀접한 관련성’을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그 의미와 판단 기준은 여전히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며 “경영성과나 이익지표 등 선행 조건이 개입되는 경우 임금성이 부정될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반대로 어떤 경우에 근로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송헌재 교수는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여부를 법리가 아닌 경제학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인력을 고용할 때 성과급까지 포함해 인건비를 계산했다면 이는 임금으로 볼 수 있지만, 고용 이후 발생한 이익을 사후적으로 나누는 구조라면 임금이 아닌 이익분배에 가깝다”고 말했다.

    즉 성과급이 임금인지 여부는 기업이 이를 사전에 ‘임금으로 인식하고 비용에 반영했는지’에 달려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기업의 고용 결정과 성과급 지급 간 관계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법적 해석만으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만큼, 경제적 분석을 통해 보다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27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한국사회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사회법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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