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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9 (일)

    백악관판 '피가 모자라?' SNS 영상 역재생하니...들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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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 모를 "치지직" 잡음 영상 역재생하니

    낮은 남성 목소리 "내일 흥미로운 발표 예정"

    백악관, 최근 의도 불분명 게시물 이어가

    몰래 촬영 구도로 "곧 론칭되는거죠?"

    론칭 '무기 발사' 해석 가능...중동 메시지일까?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미국 백악관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체불명의 영상을 잇달아 게재해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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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백악관이 올린 영상이다. 정상 재생했을 때는 '치지직'하는 잡음만 들리지만 역재생 했을 때 어떤 문장이 들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백악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26일(현지시간) 오후 11시 18분경 백악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는 7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본문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하라는 듯한 모양 이모티콘 하나만 첨부했다.

    영상에도 특별한 내용은 없다. 오히려 더 미스테리하다. 검은 배경에 흰색의 백악관 공식 로고만 나타나며 ‘치지직’하는 잡음이 들린다. 잡음 사이로 한 남성의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리지만 음성이 뭉개져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다. 어떤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이에 누리꾼 의문이 쏟아졌다. “여기에 대체 무슨 메시지가 담겨 있는 거냐” “숨겨진 메시지가 있을 것 같다” 등 반응이 나왔다.

    열쇠는 ‘역재생’이었다. 백악관이 올린 영상을 역재생하면 웅얼거리던 알아들을 수 없던 남성 목소리가 비교적 명확히 들린다. 남성은 “내일, 흥미로운 발표가 있을 예정(Exciting announcement tomorrow)”이라 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상은 공개 10시간 만에 조회수 300만 회 이상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다만 백악관이 어떤 맥락에서 이같은 영상을 올린 건지 알려진 바는 없다. 영상의 화제성이 커지고 있지만 백악관은 여전히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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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백악관은 최근 이 같이 내용과 의도가 불분명한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몰래 촬영되는 구도로 "곧 론칭되는거죠?라고 묻는 영상(왼쪽)과 뒤이어 올라온 성조기 영상이다. 론칭은 '무기 발사' 뜻으로도 해석된다. (사진=백악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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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은 최근 이 같이 내용과 의도가 불분명한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9시 15분쯤 마치 누군과 대화 중 몰래 촬영한 듯한 영상이 게시됐다. 바닥을 비추고 있는 화면은 한 여성과 남성의 대화를 담고 있다.

    영상에서 여성이 “정말 멋져요. 곧 론칭(launching)되는 거죠?”라고 묻자 상대방인 의문의 남성은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고 답한다. 여기서 주목된 부분은 ‘론칭’이다. 론칭은 물건이 출시된다는 의미로도 쓰이지만 미사일 같은 무기 등이 발사된다는 표현으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영상이 중동 전쟁과 관련된 메시지가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다. 영상은 올라온 지 90분 만에 별다른 설명 없이 삭제됐다.

    같은 날 오후 10쯤 또 4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검은 화면으로 시작한 영상은 ‘띵’ 하는 문자 메시지 알림음이 울리자 화면에 노이즈가 발생하며 성조기의 형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이번에도 아무런 설명은 없었다. ‘론칭’ 영상이 삭제된 것과 달리 해당 영상은 SNS에 남아 있고 조회수 2300만 회를 넘어서며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백악관은 인물 사진 전체를 모자이크해 누군지 정확히 식별할 수 없는 사진 4장을 연달아 게시하기도 했다. 누리꾼은 모자이크 배경으로 비치는 실루엣을 토대로 사진 주인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벤스 부통령 등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현지 언론들은 백악관의 이 같은 행보에 거듭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으나 백악관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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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백악관 공식 SNS 올라온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이다. 어떠한 설명도 없어 내용과 의도를 파악하는데 애를 먹고있다. (사진=백악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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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CNBC 방송은 “이 영상들이 의도적으로 게시된 것인지도 즉각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다만 이번 게시물은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 SNS 계정들이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 형식의 콘텐츠를 공유했던 사례와 유사하다”고 짚었다.

    과거 트럼프와 그의 핵심 참모 스티브 배넌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게이머 커뮤니티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경험이 있다.

    다중접속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가상화폐 거래 사업에 관여하며 게이머 문화를 익힌 배넌은 이들 중 상당수가 ‘뿌리 없는 백인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성과 소수자를 공격하던 온라인 커뮤니티가 현실 정치로 전환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트럼프 캠페인 전략에 반영했다.

    이후 트럼프 진영은 ‘밈 전쟁’이라 불리는 온라인 여론 전술을 적극 구사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건강 이상설 같은 가짜 정보가 해시태그(HillaryHealth)를 통해 확산됐고, 인터넷 밈으로 포장된 트럼프 지지 이미지들이 대선의 주요 선전 수단으로 활용됐다. 일부 연구자들은 “트럼프는 밈을 통해 전통적 정치 언어 대신 감정과 분노를 전파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라메시 스리니바산 UCLA 정보학과 교수는 가디언에 “이미 양극화된 청중을 분노시키거나 흥분시키는 이미지나 텍스트를 게시하는 선택은 증오심과 선동적인 콘텐츠를 게시하여 SNS에서 관심을 끄는 트럼프의 전략”이라며 “알고리즘에서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은 트럼프 팀의 전략이며 부정적 포퓰리즘의 예”라고 짚었다.

    다만 백악관 공식 계정은 대통령 기록물법의 적용을 받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양된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백악관 공식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 개인 계정에 올라온 이미지 등을 일부 그대로 공유해 부적절하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같은 내용이 논란이 되자, 백악관은 지난해 7월 엑스에 ‘헌법 어디에도 밈을 게시할 수 없다는 말은 없다’고 반박한 뒤 “앞으로도 SNS에 트럼프 관련 ‘밈’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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