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립스, 미 특별제재대상 논문 거부 해프닝
“과도한 제재 해석은 실수” 뒤늦은 사과·정정
중국은 보이콧·지원 중단으로 맞대응
한국 AI 업계·학계도 당혹
뉴립스는 28일(현지시간) 공지를 통해 “2026 핸드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제재 조회 도구 링크를 포함했는데, 이 도구가 뉴립스가 실제로 준수해야 하는 범위보다 훨씬 넓은 제한을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뉴립스 재단과 법률팀 사이의 의사소통 오류로 발생한 실수”라며 “필수적인 법적 준수 의무를 넘어 참가를 제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뉴립스는 해당 링크와 정책 문구를 수정했고, 수정된 정책은 ACM(미국컴퓨터학회),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회), 다른 국제 학회 및 과거 뉴립스 정책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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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운영 실수였지만 파장은 지정학 리스크로 번져
이번 논란은 뉴립스가 처음 제시한 문구가 미국 제재 대상 해석을 실제 필요 범위보다 넓혀 연구 커뮤니티를 자극하면서 시작됐다. 뉴립스 2026 메인 트랙 핸드북에 미국 법에 따라 SDN, 즉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특별지정국민 및 차단대상에게는 심사, 편집, 출판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적은 것이다.
하지만 뉴립스는 이번 공지에서 자신들이 실제로 따라야 하는 기준보다 더 광범위한 제재 검색 도구를 잘못 연결한 것이 문제였다고 인정했다.
표면적으로는 링크 수정과 문구 정정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시장과 학계가 받아들이는 무게는 가볍지 않다. 뉴립스는 AI·머신러닝 분야에서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국제표현학습학회(ICLR)와 함께 최상위 학회로 꼽힌다. 그런 뉴립스에서 제재 기준을 둘러싼 혼선이 빚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학술교류의 불확실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중국은 즉각 반발…보이콧 넘어 지원 중단 카드까지
중국 측 반응은 거셌다. 중국컴퓨터학회(CCF)는 뉴립스가 학술교류를 정치화하고 있다며 중국 연구자들에게 논문 제출과 학술 서비스 제공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과학기술협회(CAST)도 뉴립스 참석 지원 자금 신청 접수를 중단하고, 기존 지원 예산을 다른 국제 학술대회로 재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학회 운영 실수를 넘어, 미중 갈등이 AI 연구 생태계의 글로벌 연결망을 직접 흔드는 사건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학술대회는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국제 협업을 넓히는 핵심 통로인데, 제재와 정치 논리가 이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들 경우 연구 생태계의 분절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도 “학회에서 이런 일이”…AI 질서 균열에 당혹
국내 업계와 학계에서도 당혹감이 적지 않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AI컴퓨팅 솔루션 담당 전무는 페이스북에 “학회에서 이런 일이… 참 골치아픈 일이네요”라고 적었고, 류정혜 전 과실연 AI미래포럼 공동의장(우리금융그룹 사외이사)은 해당 글에 대한 댓글에 “여기까지 가다니~ 진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정치와 제재 이슈가 학술교류의 기본 규칙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AI 연구자들과 산업계도 남의 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중국 AI 학술 진영의 대응이 향후 더 조직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는 CCF의 보이콧 권고와 CAST의 지원 중단이 전면에 나섰지만, 향후 대형 연구기관과 빅테크 오픈소스 진영까지 결합하면 미국 중심 학회와는 별도의 중국 중심 AI 학술·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이를 두고 이미 독자적 AI 블록이 본격 구축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뉴립스는 이번 공지에서 “커뮤니티가 만들고 커뮤니티를 위해 운영되는 행사이며, 포용성을 지향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번진 불신을 되돌리기에는 뒤늦은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제재 체계와 글로벌 학술행사가 맞물리는 순간, 논문 심사와 발표조차 지정학의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은 뉴립스의 실수와 사과를 넘어, AI 학술질서가 더 이상 지정학과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낸 사건으로 읽힌다. 뉴립스는 한발 물러섰지만, 미중 갈등이 AI 연구와 학술교류의 토대까지 흔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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