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판매에 수익성 흔들리고
기존 위성사업과 충돌 우려
KT SAT·SK텔링크는 부담,
LG유플러스는 KDDI 우회 카드
29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상장 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입자 확대와 글로벌 위성망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주거용 인터넷뿐 아니라 선박, 항공기, 이동형 통신, 직접위성통신까지 전방위로 시장을 넓히는 전략이다. 위성망도 현재 수천 기 규모에서 장기적으로 4만2000기 수준까지 확대하는 구상을 제시한 상태다.
문제는 국내 통신사들의 애매한 위치다. 현재 국내에서는 KT SAT과 SK텔링크 등이 스타링크와 손잡고 기업시장 리셀러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구조의 실익이 기대만 못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리셀러 지위를 확보하는 데 30억~5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정작 가격 경쟁력이나 독점적 지위는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KT 자회사인 KT SAT은 기존 위성사업이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스타링크를 판매하는 한 사업자는 “스타링크 확산이 기존 해상 위성통신 시장을 잠식하는 이른바 카니벌라이제이션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KT SAT은 주로 고도 3만6000km의 정지궤도 위성을 사용하여 안정적이지만 지연 속도(Latency)가 높다. 반면, 스타링크는 550km 내외의 저궤도 위성을 사용하여 지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지상과 거의 동등한 고속 인터넷을 제공한다. 해상에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는데 불편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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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장비가 제주도 인근 배에 장착돼 있다. 사진=독자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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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리셀러로 참여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스타링크가 개인용을 사실상 직접 판매에 가까운 방식으로 공급하면서, 리셀러가 가질 수 있는 가격 우위와 차별성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기업시장 리셀러들은 “스타링크를 판다”는 간판은 걸 수 있지만, 실제 사업성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우회 전략…KDDI 대리점 방식 부상
시장 혼란의 핵심은 스타링크의 판매 구조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셀러가 되더라도 일반 이용자나 기업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직접 계정을 만들어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어 전통적인 재판매 모델의 의미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리셀러와 직접 구매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국내 통신사 입장에서는 투자 부담은 큰데 차별화 여지는 제한적인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다른 접근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타링크 생태계에 직접 큰 비용을 투입하기보다 일본 통신사 KDDI와 협력하는 우회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KDDI가 이미 기업용 스타링크 리셀러 지위를 확보한 만큼, LG유플러스는 이를 활용해 일본 통신사 KDDI의 대리점이 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편이 비용 부담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셀러로 들어갔지만, 수익성은 불투명
이처럼 국내 통신사들은 스타링크와의 관계에서 협력과 경쟁 사이의 애매한 지점에 서 있다. 리셀러가 되더라도 독점력은 없고, 직접 판매와 차별화도 쉽지 않으며, 기존 사업과의 충돌 가능성까지 안고 있어서다. 스타링크가 기존 통신 질서를 흔드는 동안 국내 사업자들은 실익보다 체면 손상이 더 큰 거래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순 회선 재판매만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도 확산하고 있다. 실제 일부 사업자들은 스타링크 회선 자체를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위에 위치발신기와 호텔 와이파이, CCTV,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관제 같은 부가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틀고 있다. 제주 어선 안전관리 사업처럼 특정 산업 현장에 맞춘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2030년 6G가 상용화될 때까지 향후 경쟁력은 ‘스타링크 판매’가 아니라 ‘스타링크 기반 서비스’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6G 시대가 본격화하면 기지국과 위성이 하나의 통합망처럼 작동하는 새로운 통신 구조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대체로 2030년 이후의 일로 보고 있다. 그 전까지는 스타링크와 기존 통신사 사이에서 역할 분담, 수익 배분, 책임 구조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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