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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39] 점을 이어 세계로 가는 선을 긋는 스타트업 ‘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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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워치’는 시각장애인 점자 정보 단말기의 한계와 저조한 이용률, 고가의 가격대 문제를 해결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닷워치는 일반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사용자의 스마트폰 및 태블릿과 블루투스와 연동해 정보를 점자로 알려준다. 메신저, 문자 메시지, 뉴스 알림 등의 내용을 점자로 확인할 수 있고, 전화를 받거나 끊을 수 있다. 배터리는 약 2주간 유지되며 무게도 27그램으로 가볍다. 세련된 디자인도 눈에 띈다. 특히 시계에 내장된 ‘셀’은 이들의 전매특허 제품으로, 시중에 나와있는 부품 가격의 10%정도밖에 안돼 높은 가격 경쟁률을 자랑한다. 이렇듯 완성도가 높아진 것은 개발사가 시각장애인의 삶을 밀착 취재해 기능을 보완, 세심하게 다듬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개발사인 ‘닷’은 워치제품은 물론 셀을 활용한 제품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인도와 아프리카 같은 빈곤국에 사는 장애인들의 교육 학습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장애로 인해 불편을 겪는 이들의 빈 삶을 채우고 일반인과의 간극을 메우고자 하는 이들, ‘닷’의 강점을 김주윤 대표에게 들어봤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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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문성: 모든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가격

닷워치…지구촌에 점자를 알리다.

닷워치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쓰는 일반 스마트 워치와 유사한 방식으로 서비스된다. 진동 또는 소리로 메시지나 전화가 온 걸알려주고, 시계 시-분-초도 점자로 표현된다. 시간은 스마트폰의 시간을 같이 쓰기 때문에 오차는 없다. 시계판 아래 4개의 셀로 글씨가 출력된다. 연결된 휴대폰으로 내용을 출력해 읽으면 된다. 버튼 두개를 눌러서 내용을 말로 전달받을 수도 있다. 이 기능은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많이 사용한다. 전화는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용 시계는 일본과 한국에 선발주자가 있다. 이들과 굳이 비교하자면 그 시계는 아날로그 시계라는 것, 우린 스마트 시계란 점이 차별점이다. 그리고 우린 자체 개발한 셀을 사용한다. 시중에 제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한 제품이다. 가격은 시중가의 10%정도여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점자로 출력되는 것에 대부분 의아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점자’를 학습시키기 위함이다. 장애인에겐 점자에 적응하는 기간을, 비장애인에겐 점자를 배워보도록 하기 위해 구현되었다. 시각장애인 가운데 선천적으로 장애인이 된 비율은 생각외로 적다. 불의의 사고 혹은 서서히 시력을 잃게 되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이들에겐 점자 학습이 필요하다. 시각장애인에게 손끝은 눈이 되기에 손끝의 감각을 깨우는 기간이 필요한 거다. 닷워치에는 촉각모드도 있다. 점 개수로 점자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버튼을 누르면 셀이 시, 분, 초로 바뀌는데 이 때 올라오는 점 개수로 시간을 알 수 있다. 이 방식은 점자를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세계에 시각장애인이 2억8,500만명 정도 존재한다. 이들의 가족 구성원까지 포함하면 약 12억명이 시각장애인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이들이 닷 시계를 한번씩 경험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닷이 보는 시장은 정말 크다. 우린 이들의 삶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

시각디자인을 고려한 디자인…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까지 생각하다.

닷워치의 무게는 27그램밖에 되지 않는다. 230여가지의 부품이 들어감을 참작하면 놀랍도록 가벼운 무게다. 아이 손목에 차도 무리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가볍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배터리는 충전식이다. 시계를 충전기와 붙여 쉽게 충전할 수 있도록 전자석 형태로 했다. 현재 버전은 방수가 아니지만, 두 번째 버전에서는 방수와 더 오래가는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우리는 유엑스(UX)를 고려하는 편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기는 다들 보조기처럼 생겼다.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그런 기기를 쓰면 거기서부터 눈에 보이는 차별이 생겨난다. 우린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눈에서 보이는 차별, 보이지 않는 차별 모두를 생각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숙고하고 있다.

제품 점유율 1위업체의 10%밖에 안 되는 가격의 ‘셀’, 빈곤국 시각장애인의 교육 불평등을 해소한다.

2014년 9월 창업을 결심하고 2015년 4월에 회사를 설립했다. 28명으로 불어난 회사를 일구기 까지 가장 신경 쓴 건 R&D 분야였다. 기술파트에 있는 모든 이가 셀을 만드는 데 매달렸다. 그렇게해서 지난해 4월에 생산할 수 있었다.

셀은 시계 단가를 줄이는 데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 셀은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가격의 1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하드웨어 기업에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원가 절감 기술이다. 시중가의 10%밖에 안 되는 셀을 탑재한 저렴하고 예쁜 디자인의 시계는 분명히 수요가 있을 거라 본다. 자리를 잡으면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모듈을 활용해 버스 및 지하철 같은 공공수단에서도 점자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닷워치가 궤도에 오르면, 다음은 미니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것으로 전 세계 시각장애인 75%가 살고 있는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각장애인이 보는 점자책은 종이 두께가 두껍다. 점자를 인쇄해야 하고 이를 계속 손으로 읽기 위해 덜 마모돼야 하기 때문이다. 책 한 권당 우리 돈 3,4만원정도 든다. 교과서가 평균 4만원, 필수 과목은 일년에 12과목이니 책 값에만 연간 50만원 정도가 드는 거다. 이들의 GDP가 130만 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가격이다. 교육 수준이 낮고 문맹률이 높은 이유는 여기서 발생한다. 인쇄한 책이 아닌 풍부한 소리가 들리는 기기, 미니를 활용해 공부하면 훨씬 나아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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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련함&전문성: 하드웨어 전문가,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닷메이트’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제품 양산. CS도 완벽해야

셀이 생산된 만큼 워치와 미니를 구현할 수 있는 기본준비는 되어있었다. 다만 양산하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빠른 제작과 생산보다 신뢰도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30만원짜리 제품인데 만족스럽지 않은 품질이면 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렵다고 생각해 최대한 꼼꼼하게 확인했다.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서비스 응대는 필수다. 우리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소비자와 먼저 만났던 다른 기업 사례를 참고했다. 최근 불거진 몇몇 업체의 논란을 지켜보니 제품 품질 문제 외 빠른 소비자 대응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닷메이트, 일자리 창출도 같이 고려하다.

최근 시각장애인이 우리 제품 구매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개편했다. 이때 ‘닷메이트’를 신설했다. 닷메이트는 우리 제품의 CS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닷워치 시장조사를 하면서 고객을 많이 만났다. 이들 다수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제활동을 못 하고 있었다. 우린 그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재택근무 형태로 그들과 함께하기로 했다. 시급을 지급하고 근무외 시간에 일하게 되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우리는 시각장애인을 닷메이트로 고용하는 일을 기쁘게 생각한다. 고객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우리편으로 만들어서 좋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긍정적으로 사회 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노련한 경험이 강점인 시니어 직원

닷엔 제조 경험이 풍부하고 역량도 뛰어난 시니어 직원이 많다. 이들은 펌웨어와 기기를 노련하고 다뤄주고 있다. 시니어들과 함께 우리 제품 단가가 높게 책정되진 않았는지, 기기에 우리가 미처발견하지 못한 문제는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곤 한다.

#3. 홍보: ‘시각장애인’이라는 세계 공통 타겟에 알린다.

온오프, 국내외 어디서든 제품을 알리다.

전국 30개에 시각장애인 복지관, 12개의 맹학교가 있다. 이들 기관에서 전수조사를 하며 닷워치를 소개했다. 아울러 폐쇄적이지만 입소문이 나면 빠르게 퍼지는 시각장애인 커뮤니티에서 인정받고 싶다. 우리의 진심이 그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동시에 전세계에 우리와 우리 제품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시회를 가더라도 시각장애인 전용 전시에만 참가했다. 우리를 꾸준히 알려 제품을 사용하게 만들고 싶다.

최대한 많은 고객에 닿는 게 목표

닷워치는 현재 영어와 한국어판이 있다. 우리 구매 고객의 거의 대다수는 영미권 고객이다. 우선 지난 4월 영어판을 내놨고 한국어판도 제작했다. 일본어, 아랍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폴란드어, 스웨덴어, 덴마크어, 네덜란드어, 중국어판도 개발 중이다. 점자와 언어는 일대일 대응을 해야 하는 작업이라 최대한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느리더라도 반드시 해낼 거다.

아프리카에서 발견한 닷워치의 기회

우리나라 많은 시각장애인이 피처폰을 쓴다. 하물며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떨어지는 인도와 아프리카 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쓸 확률은 높지 않다. 우리가 이 곳에 진입하려는 건 단순한 시장성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간 교육 불평등 차이를 줄이기 위함이다. 양대륙은 땅은 넓지만 학교는 몇 군데 없다. 학비를 제외한 기숙사비와 교재비는 지원되지 않는다. 학교를 다니더라도 장애물은 계속 나타난다. 배우지 못하면 미래도 불투명하다. 우리 제품을 통해 배우지 못해 생기는 비극을 조금씩 해소해보고 싶다.

#4.자긍심: 대한민국 국민이 투자한 기업

‘Made in korea’에 자부심을 느낀다.

기본적으로 닷은 한국 기업으로 알려지고 싶다. 한국 업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제품에 필요한 부품공장도 국내에 있다. 우리 제품엔 230여가지 부품이 들어가는데, 관련 특허도 모두 한국에 있다. 향후 부품조립은 해외에서 할 순 있겠으나 모태는 꾸준히 한국에 둘 생각이다.

해외에서 생산하면 가격 경쟁력이 생기지 않느냐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우린 한국에서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해외로 본사를 이전해야 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 투자금…좋은 제품으로 보답한다.

현재까지 누적 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돈은 온전히 제품 개발에 쓰인다. 공장에 제조 라인 하나만 만드는데 20억 원 정도, 인건비와 기타 운영비에도 큰 돈이 든다. 허투루 쓰고 싶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가 받은 돈은 국가의 세금이다. 국민에게 받은 소중한 금액이기에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보답하고 싶다.

우리가 잘 되면 관련 기업에게도 유리한 환경이 제공되리라 본다. 닷은 양산품이 없는 상태에서 가치를 인정 받아 투자를 받았다. 투자자, 피투자자 양측 모두 우리의 선례를 주목하고 있다. 선순환을 입증해 시장을 이끄는 선도업체가 되고자 한다.

#5.자신감 : 사회 문제는 기술과 진정성으로 해결한다.

우여곡절 겪은 2년, 앞으로도 심사숙고해 나아간다.

힘든 적은 셀 수 없이 많다. 하드웨어 기업 특성상 제품 생산 시기가 늦어질 땐 가슴이 타들어갔다. 투자를 받기 전과 후에 달라진 게 없다. 묵묵히 제품을 만들어갈 뿐이다.

우리가 풀고 싶은 문제는 ‘시각장애인의 사회 참여’

우리나라에만 28만명 정도의 시각장애인이 있다. 세계로 눈을 넓혀보면 3억 명이 존재한다. 이들을 가족 중 한명이 평생 부양해야 한다는 건 부담이 될 수 있다. 닷은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시각장애인을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참여시키고 경제활동인구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의 시각장애인은 수동적인 이미지로 표현된다. 이들을 불쌍하거나 도와야 할 존재로만 인식한다. 선진국엔 변호사, 개발자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시각장애인이 많다. 장애와 비장애의 장벽을 낮추는 교육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학교의 각 교과목은 점자로 제작돼 장애인이 자유롭게 배울 수 있다. 학습에서부터 차이가 줄어드는 거다. 국내의 시각장애인이 취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학습 부분에서의 차이를 들고 싶다. 시각장애인은 점자를 학습하기 어려워 주로 청각을 이용해 학습한다. 의사소통에선 별 무리가 없지만, 문서업무를 해야 하는 일을 할 때 띄어쓰기와 맞춤법은 문제가 된다. 우리는 이들이 안마사와 같이 정해진 일만 할 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싶다.

‘닷’, 사회적 미션을 가진 영리기업

혹자는 우리를 ‘소셜 벤처’, ‘사회적 기업’이라고 부른다. 스스로 정의하자면, 닷은 ‘사회적 미션을 가진 영리기업’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누구든 소셜 벤처가 될 수 있다. 어쩌면 모두가 소셜 벤처여야 하는 시기라고도 본다. O2O 스타트업이든 VR/AR기업이든 풀고 싶은 사회적 문제가 있다. 영리기업과 사회적기업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가 올거다. 닷은 사회적인 미션을 가진 채 올바른 영리를 추구하며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해 나가려 한다.

글: 서 혜인(s123@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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