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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46] 고객 일생의 ‘삼 분의 일’을 책임진다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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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국내의 한 공장에서 한 매트리스가 완성된다. 이걸 만든 이는 이듬해 초 가사도우미 서비스 ‘홈클’을 정리한 전주훈 대표였다.

이전 사업을 접은 전대표는 우연히 맡게 된 일로 매트리스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전세계 매트리스 시장 규모 1위인 미국이 17조, 국내 또한 1조원에 다다르고 있었다. 결코 작지 않은 시장이었다. 매트리스를 알게 될수록 폼 매트리스의 오묘한 조합과 매력에 빠진 그는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한다. 이후 직접 만든 매트리스가 지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자 사업에 확신을 갖게 된다.

일년간 절치부심해 만든 매트리스는 현재 긍정적 후기를 쌓아가며 순항하고 있다. VC로부터 좋은 반응도 얻어 초기 투자도 받았다.

“고객의 하루 삼 분의 일, 일생의 삼 분의 일을 책임지는 기업이 되겠다”는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를 만났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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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훈 삼분의일 대표

▲무중력 상태의 기분을 느끼는 매트리스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다.

매트리스 사업을 시작한 계기

이전 사업을 접으면서 빚이 있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할때 매트리스 관련 기업의 외주 일을 맡아 진행했다. 이때 매트리스 공장을 소개 받았고 공장장과 친해져 일이 끝나고도 계속 왕래를 했다. 그에게 매트리스 만드는 방식을 배웠고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었는데, 흥미롭고 신기했다. 그렇게 만든 매트리스를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동시에 미국의 매트리스 브랜드 ‘캐스퍼’를 알게 됐고, 우리가 흔히 알던 스프링이 아닌 폼으로 매트리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 현재는 미국과 유럽에서 폼 매트리스 소비층이 늘어나는 점 등 트렌드를 접할 수 있었다.

사업성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재도전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후 ‘무중력’상태를 느낄 수 있는 매트리스를 연구했다. 그렇게 올해 4월까지 총 10개의 매트리스를 만들었다.

매트리스를 많이 만들었다고 했는데 일반적인 생산품과 비교하면 적은 편 아닌가.

보통 일반 공장에서 모델을 바꾸는 주기는 5년에 한 번 정도다. 우린 많이 바꿨다. 무작정 바꾼 것도 아닌 소비자 반응을 참고해 계속 수정을 거듭했다. 고객의 반응이 어떤 지 모르고 만들면 판매량이 떨어졌을 때 이유를 알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매트리스 공장에선 소비자 반응을 바로 알기 힘들다. 가구회사와 대리점이 있기 때문이다. 단계가 많아질수록 최종 피드백을 받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 우린 시장 반응을 바로 볼 수 있는 온라인 다이렉트 판매 방식으로 매트리스를 판다. 실제 구매 고객의 선호도에 맞춰 만들기 때문에 공장 측에서도 우리를 선호한다.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매트리스를 만기 위해 어떻게 해왔나.

제품이 나올 때마다 시장 반응을 살폈다. 직접적으로 사용자가 매트리스에 눕게 한 뒤 느낌을 조사했다.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100명 중 7,80명이 선호한다고 응답한 제품을 출시했다.

다만 매트리스는 사람의 취향을 타는 편이다. 이에 미국의 한 매트리스 회사는 처음부터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매트리스를 보내주고 있다. 우린 아직 초기 단계라 다양한 매트리스를 취급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업체의 고객 접점을 꾸준히 참고하고 있다.

그 동안 만들어진 매트리스는 사업성이 없어서 판매를 하지 않았나.

일반 제품과 달리 매트리스는 눕기만 하면 그럭저럭 잠은 잘 수 있는 제품이다. 즉 우리도 만드는 당시부터 팔 수는 있었다. 다만 우리의 개발 의도는 누웠을 때 무중력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출시를 미뤘다.

일반적으로 폼 매트리스는 5개의 폼을 조합해 만들어진다. 이때 3번째 폼의 경도를 낮춰야 압점이 없어진다든가, 밀도와 경도 및 서포트/컴포트 레이어 등을 자유롭게 조합해 만든다. 여기서 우리가 의도한 느낌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정도 만족 요건을 갖춘 제품을 정식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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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리스 사업, 지금이 적기다.

삼분의일의 매트리스 사업, 왜 지금인가.

매트리스 사업은 여전히 오프라인 영역에서의 매출 비중이 큰 편이다. 부피도 크고 배송에선 물류비 문제도 있을 뿐더러 체험해볼 수 있는 장소도 필요하다. 다만 온라인으로도 활발히 판매 되고 있어, 온. 오프라인간 판매 개수는 거의 같다. 동시에 폼 매트리스의 선호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오프라인 영역 비중이 줄기 시작할 거란 예측은 나스닥 상장 매트리스 기업의 주가만 봐도 알 수 있다. 템퍼-실리의 주가는 떨어졌지만 온라인 판매 기업인 ‘캐스퍼’는 매출 대비 기업 가치가 7,8배 올랐다. 이에 벤처 업계에서의 투자도 활발해졌다. 이처럼 온라인 판매가 점차 늘어날 거라 예측되는 가운데, 국내도 온라인 매출 규모가 점차 늘 거라고 예측된다. 폼 매트리스의 수요도 신혼부부 및 젊은 층 위주로 확대되고 있다.

스프링 매트리스에 비해 폼 매트리스는 안이 꽉 차 있고 원 재료인 폴리우레탄 단가가 비싸서 가격도 높았다. 그러다 자리를 잡아가며 가격이 현실화됐다. 매트리스 또한 압축이 가능해지며 물류비도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온라인에서 매트리스를 파는 게 무리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거다. 삼분의일은 초기 시장인 온라인 매트리스 판매의 선두주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매트리스가 잘 되겠냐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 국내의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9천억 원에서 1조원 정도로 적은 규모는 아니다. 세계 1위 시장인 미국이 17조 원 규모다. 구조적으로 서양식 생활로 변화하고 있기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앞으로의 변화에는 동조하지만, 사업을 하기에 좀 이른 판단 아닐까.

미국의 달러쉐이프클럽, 와비파커, 캐스퍼를 통틀어 ‘디지털리 네이티브 브랜드(Digitally native brand)’라고 한다. 이들은 면도날, 안경, 매트리스를 팔지만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달러쉐이프클럽’은 현재 면도날 외에 남자용 포마드, 샴푸 등을 판다. 이들의 경쟁사이자 업계의 전통적인 강자인 ‘질레트’도 마찬가지로 면도기와 쉐이빙 폼을 판다. 남자 그루밍 제품을 다루고 있지만 이들이 사업 아이템을 확장한 기간은 각각 5년, 90년이다. 온라인에서의 파급력은 기대 이상의 시간 단축과 매출 증대를 이끌 수 있는거다.

이러한 흐름은 소셜네트워크가 발전하며 브랜드와 고객이 쉽게 만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피드백을 듣고 빠르게 보완해 나오는 제품을 고객이 좋아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기존의 오프라인 기업은 구조화한 오프라인 판매망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그들에게 있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대리점의 의견 및 TV광고 일방적으로 이뤄진다. 아마 기존 브랜드가 오프라인 브랜드처럼 구축하기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거다. 우리가 주목한 흐름이다.

매트리스를 바꾸는 주기는 다른 물건보다도 꽤 긴 편이다. 고객이 재구매를 한다고 해도 시기가 늦게 돌아오는데.

한국에선 평균 7년 정도를 쓰고 교체한다. 교체 주기만 보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맞다. 우린 매트리스로 시작했지만 방수커버, 베개 등을 차례로 출시할 예정이다. 침대 매트리스로 인해 수면경험을 완벽하게 제공하지만, 관련 물품도 갖춰져 있어야 더욱 오래 쓸 수 있다. 사람은 매일 자는 동안 500ml의 땀을 흘린다고 한다. 방수처리가 안된 매트리스에 땀이 계속 닿으면 금방 망가진다. 우린 침대 매트리스를 오래도록 사용하는 동안 관련 상품 구입을 유도하도록 할 방침이다.

▲삼분의일은 IT를 접목한 수면연구기업

앞으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운영할 건가.

우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게 있다면 바꿔주거나 커스터마이즈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더욱 밀접하게 다가갈 생각이다. 나아가 고객의 완벽한 수면경험을 위해 매트리스 뿐만 아니라 베개 및 침대커버 뿐만 아니라 프레임 등 수면 관련 용품을 제작할 것이다.

궁극적으론 해외 진출도 희망하고 있다. 그동안 매트리스는 수출입이 어려운 품목이었다. 무거운만큼 물류비가 많이 투입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매트리스가 시중에 소개되는 게 더뎠던 것도 그 이유다. 우린 압축 포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류 비용이 1/10로 줄어든다. 미국과 러시아, 남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그 일을 세 명이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맞다. 그래서 현재 전분야에서 채용을 진행중이다.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선 홈페이지/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제품 디자인도 고도화해야 한다. 우리에겐 물리적인 생산품 말고도 온라인 생산품이 존재한다. 이게 바로 웹페이지다. 웹페이지는 우리에겐 정말 중요한 매장이다. 때문에 개발팀의 유무는 회사 발전에 아주 큰 부분이다. 우리 사업과 커머스에 관심 많은 개발자를 찾고 있다.

일반 제조사가 아닌 ‘IT를 접목한 수면연구 개발기업’으로서의 면모가 있다면.

전세계 모든 이가 일생의 1/3은 잠을 잔다. 우리는 그 시간 동안 행복한 수면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이를 위해 수면 데이터, 심장박동수, 압점 등 다양한 데이터를 놓고 연구를 진행중이다. 더불어 사물인터넷과의 접점도 찾고 있다. 에어컨을 끄거나 스위치를 끄거나 혹은 잠을 얕게 자고 있으면 다른 방면으로 잘 잘수 있도록 돕는 방식 등이다.

그것이 적용된 제품을 상용화하기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거라고 보나.

이미 기술은 준비되어 있다. 다만 IoT 침대를 만들기 위해선 매트리스 뿐만 아니라 프레임도 필요하다. 현재 매트리스 하나만 다루는 우리로선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유관업체들과 협력해 고도화한 제품을 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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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매출 목표가 없다.

지금은 매출이 문제가 아니라 팬을 많이 만들고 고객과 믿음을 쌓는 시기라고 본다. 우리는 좋은 품질의 매트리스를 고객에게 합리적으로 팔겠다는 것이 목표다. 현재 온라인에서 매트를 파는 곳은 모두 최저가 경쟁으로 혈안이 돼있다. 우리는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는 걸 우선으로 보고 있다. 그것이 확립되면 성장 속도가 빨라질 거라 생각한다.

B2B 수익 모델을 고려해본적은 없나.

우리 매트를 사용해본 개인 고객들 중 일부가 필요에 의해 대량으로 구입하고 싶다고 의사를 전해온 적이 있다. 감사한 제안이지만, 우린 B2B 모델에 주력할 생각은 없다. 고객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게 우리의 사업 방향성에 더 맞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그게 더 좋다.

▲우리 성장의 제1의 요인 ‘팬덤’

팬을 모으려면 마케팅이 중요하다.

우선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나 스스로도 우리 브랜드 이야기를 가감없이 적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우리의 ‘팬’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고객과 브랜드가 가까워지면 버티컬 영역에서의 확장은 쉬워지고 깊어진다.

고객과 우리 사이에 닿는 모든 지점에서의 불편함을 없애야 한다. 처음 우릴 알아보고, 묻고, 구매하는 이 모든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고객이 추구하는 제품이 우리에게 없다면 타사 제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고객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

우린 스스로를 단순 매트리스 제조업체라고 생각지 않는다. 삼분의일은 수면 경험을 완벽하게 책임지는 회사다. 때문에 고객 한명 한명을 소중히 케어한다는 각오다.

삼분의일이 생각하는 리스크는 무엇이고 어떻게 관리할 생각인가.

블랙 컨슈머와 제조공장을 직접 갖고 있지 않는 점이 우리의 약점이라 지적받은 적이 있다. 우리 제품의 반품기간이 100일인 점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한 곳에서 단기간 체류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침대등 부피가 큰 물건은 반품률이 적다. 평균적으로 이 업계의 제품 반품률은 1년 평균 7%정도다. 우린 100개 넘게 팔았는데 반품된 것은 2,3개 정도다.

두 번째론 제조 공장 이슈다. 당장 공장이 생산을 거부하면 어떻게 하겠냐고들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매트리스 OEM 공장 관계자가 우리에게 투자했다. 공장은 생산할 수 있지만 브랜드가 없다. 그에 비해 우린 브랜드라는 무형자산을 가지고 있다. 쌓아온 브랜드 자산은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 공장에서 우리와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만큼 이 점도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

▲대표 전주훈에게 ‘삼분의일’이란

3번째 사업 도전이다. 이전 사업경험이 도움이 됐나?

레스토랑과 청소도우미 플랫폼을 운영해봤다. 우선 식당 사업에는 사업 운영에 필요한 요소가 다 들어있다. 인사, 재무, 회계, 마케팅 등을 깨우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청소도우미 사업을 하면서 사업 기획 및 개발자와 일하는 법을 배웠다. 가장 중요한 ‘내가 해야 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깨달은 것도 그대 경험했다.

내가 해야 하는 사업은 무엇을 뜻하나.

‘플랫폼 사업은 어렵다는 점’, ‘나와는 맞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플랫폼 사업은 말그대로 공급과 수요를 잇는 일이다. 각 그룹을 모아야 하고 수익 모델도 복잡했다. 게다가 플랫폼에선 나만의 철학을 더한 생산품을 만드는 것도 어렵다. 더불어 브랜딩하기도 어려웠다. 좋은 사람과 일하는 건 즐거웠지만 성격상 본질이 즐거운 사업은 아니어서 힘들었던 적이 있다.

지금 사업은 본인에게 맞는 사업인가.

사업의 본질은 ‘문제 해결’이라고 본다. 집청소는 꼭 필요하다기 보단 ‘있으면 좋은 서비스’였다. 하지만 지금 사업은 풀려는 문제가 크다. 수면 문제가 해결되면 많은 곳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 생산성 뿐만 아니라 인생도 달라질 수 있다. 하루의 1/3, 혹은 일생의 1/3을 우리가 해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하루하루가 신난다.

궁극적으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업체가 되겠다고.

이 시장에 수십 년간 뿌리내린 대형 기업이 있다. 우린 이들의 아류가 아닌 수면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내는 선도 업체가 되려고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당장 매출이 문제가 아니다. 기존 업체는 몇 개를 생산해서 대리점에 출고하는 지가 첫 번째 KPI지만, 디지털리 네이티브 브랜드를 표방하는 우리와는 결이 다르다. 우린 고객과의 접점에서 좋은 경험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노력할 거다. 그러기 위해서 고객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우리가 가려고 한다. 앞으로 많이 기대해달라.

글: 서 혜인(s123@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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