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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51] 다방 공동창업자가 만든 사무실·상가 전문 부동산 앱 ‘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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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상업용 부동산계의 다방’이다. 실제 네모를 만든 다섯 명의 공동창업자 중 세 명이 다방의 핵심 멤버로 일했었다. 부동산 앱으로 집을 구해본 이라면 금새 네모의 UI에 적응할 수 있다. 지역명, 역 이름 검색을 통해 입주 가능한 공간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같다. 다만 사무실, 상가 등에 특화되었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공유 오피스 정보도 확인할 수 있어, 1인 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에게도 유용한 서비스다.

초기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을 겪어야 했던 직방과 다방은 이제 부동산 업계에 없어서는 안 되는 대세 앱이 됐다. 네모가 상업 부동산 시장의 새 시대를 여는 첫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슈가힐의 이용일 대표를 만나봤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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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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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앱 다방을 만든 핵심 인물들이 나와 창업을 했다고.

5명의 공동창업자 중 3명, 전체 12명의 직원 중 7명이 다방 출신이다. 나와 CMO는 다방 초기 공동창업자였고, CTO는 다방에서 역시 기술 개발 책임을 맡았다. 다방 시절 직책은 최고 운영 책임자(COO)였지만, 스타트업 초기 멤버답게 투자 유치, 마케팅까지 전 분야를 책임져봤다. 다방이 미디어윌에 인수된 이후, 조직 방향성에 대한 견해가 달라 2016년 퇴사했다. 그리고 이듬해 슈가힐을 설립했다.

사무실, 상가 전문 부동산 시장에 대한 확신은 어떻게 갖게 됐나.

다방 때부터 이 시장을 봐왔다. 사무실 중개 서비스로는 알스퀘어(R.SQUARE)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전수 조사 방식의 메가 부동산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즉 직접 매물을 모으고, 공인중개사를 대신해 중개하는 형태다. 이것의 장점은 허위 매물이 없다는 점이다. 반면 확장성은 제한적이다. 인력과 자금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국구로 서비스를 빠르게 넓히기는 어렵다. 왜 이 시장을 다방·직방 형태의 중개 플랫폼으로 바꾸지 않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됐다.

이유는 무엇이었나?

사실상 직방과 다방처럼 공인중개사들이 앞다투어 매물을 올리는 수준으로까지 매체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돈과 시간, 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직접 중개를 할 경우, 일정한 매물을 찾아 계약이 성사되면 즉각적으로 매출이 나온다. 주거용보다 상업용 부동산이 중개 수수료도 훨씬 높다. 이미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성공이 불확실한 중개 플랫폼 비즈니스에 도전한다는 것이 창업가나 투자사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것이다.

직방, 다방 등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은 없나.

직방, 다방의 가장 가까운 목표는 아파트 시장을 평정하는 것이다. 주거용 부동산 중개에서 가장 큰 매출은 아파트 시장에서 나온다. 신대륙의 3분의 1 정도를 점령했고, 눈앞에는 광활한 ‘아파트 시장’이 펼쳐져 있는데 굳이 척박한 상업용 부동산을 볼 필요가 있겠나. 또 ‘원룸 중개 서비스’라는 그들의 정체성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너무 동떨어져 있다. 물론 언젠가는 들어온다. 하지만 1, 2년 정도는 걸릴 거라고 본다. 그땐 우리가 시장을 열고 여러 곳에 깃발을 꽂은 후일 거라고 생각한다.

말을 빌리자면 ‘척박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네모가 승기를 잡을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뭔가.

우리의 핵심 팀원은 이미 다방 시절, 우리보다 몸집이 큰 기업을 상대로 겨뤄본 경험이 있다. 그때도 항상 ‘네이버나 카카오가 들어오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보란 듯이 해내지 않았나. 또 외국의 선례가 우리의 힘이 된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중개 기업인 ‘루프넷(Loopnet)’은 시가 총액 9,400억 원으로 코스타그룹에 인수된 바 있다.

국내에서 경쟁자는 아예 없는 건가.

냉정하게 말하면 없다. 알스퀘어, 오피스픽, 나도사장님 등의유사 서비스가 있지만 이들과는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오피스픽, 알스퀘어는 직접 중개를 하는 중개 법인이고, 나도사장님은 프랜차이즈 컨설턴트 성격이 강하다. 중개 플랫폼으로서 사무실 공실 정보와 공유 오피스 정보를 보여주는 서비스로는 네모가 최초다.

기존 업계 종사자들의 반발은 없나.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나왔을 때는 당연히 어느 정도의 반발이 있다. 상가 부동산의 경우 위치, 사진, 권리금 등이 투명하게 노출되는 것을 기존 업계 종사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권리금과 수수료를 두고 밀고 당기기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시장이 가야만 하는 길이기 때문에, 소수가 싫어한다고 해서 막을 수는 없다고 본다. 다방, 직방도 처음 나왔을 땐 업계 종사들이 싫어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 쓰면 생존이 어렵지 않나. 시간의 문제라고 본다.

과거 직방과 다방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있나. 네모를 운영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만한.

사실상 다방 시절 광고비를 100억 원 이상 집행해봤다. 뭐든 써볼 만큼 써보고, 사볼 만큼 사본 사람이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걸 집어낼 수 있지 않나. 매체 접근 전략은 물론, 광고 집행을 어떻게 해야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아주 잘 알게 됐다. TV 광고부터 시작해서 버스 정류장, 스크린도어와 같은 옥외 광고, PPL까지 모든 걸 다 해봤다. 이런 경험을 살려 8월 중순부터 TV 광고를 시작했다.

창업 1년이 안 된 시점에 TV 광고를 하는 것이 좀 이르다고 생각하진 않나. 아무래도 마케팅 효율이 가장 큰 수단이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인가.

그렇진 않다. 사실 광고는 우리에게 있어 필요악이다. 우리 고객의 한 축인 공인중개사의 눈높이는 이미 직방, 다방에 맞춰져 있다. 사실 초기 스타트업으로선 말도 안 되게 높은 기준이다. 하지만 아무 인지도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해도 공인중개사들이 쓰질 않는다. 이미 나와 있는 부동산 앱이 400~500개가 넘고, 그들 입장에서는 사진 찍어 매물을 올리는 것조차 일이기 때문이다. ‘너희가 의미 있는 서비스라는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의 태도다. 그래서 처음 창업을 해서 자본금이 1억도 채 없을 때, 몇천만 원을 광고에 투자했다. 보여주기식으로라도 필요하다고 봤다. 우리는 이를 시장을 열어가기 위해 고객과 업계 종사자, 투자사를 다방면으로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스타트업 간 광고 경쟁이 심화될수록, 초기 진입자들은 어려움이 많아지는 것 같다.

힘들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시장이 열리질 않는다. 퍼스트무버로서 우리가 짊어져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매물의 퀄리티 관리도 중요한 요소다.

운영팀 자체에서 올라오는 매물들을 모두 모니터링하고 있다.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 1, 2년 간 가격 상승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도 확인한다. 단기간에 급등한 상품의 경우 허위 매물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검토 기준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서 추가적으로 검수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네모가 성장해나가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위기 요인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히려 시장에 경쟁자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숙박, 부동산, 배달 등 지금까지 큰 성장을 이룬 분야에서는 모두 선의의 경쟁자가 공존하지 않았나. 현재는 혼자서 애를 쓰다 보니 시장 개척 비용이 많이 든다. 혼자여서 좋지만, 혼자여서 외롭기도 하다. 우리가 조금 더 성과를 내다보면, 분명 이 시장의 매력을 알아챈 경쟁자가 곧 나타나지 않을까.

카카오 계열의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사실상 우리는 카카오가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워낙 O2O 사업에 대해 다방면으로 관심이 많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우리에게 사실상 지분 투자를 했으니, 다소 안심이 된다. 또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통해 의미 있는 협업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는 면도 있다.

마지막으로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단기적으로는 오는 10월, 11월쯤 후속 투자 유치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더 공격적으로 시장을 열어가는 것이 올해 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일종의 프랜차이즈 컨설팅을 서비스 하위 카테고리로 추가할 예정이다. 10월 1일에 상권 분석 기능이 추가된다. 이를 통해 해당 위치의 유동 인구, 유사 업종 개수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묻지마 창업’의 피해를 최소화함으로써 사회적 도움을 주고자 한다. 더 나아가 사무실을 얻으면 그 공간을 채울 가구, 인테리어 소품을 패키지로 선택할 수 있는 종합 플래너 형태의 서비스도 만들어보고 싶다. 당장은 시도하기 쉽지 않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대세 앱으로 성장해 갈 네모를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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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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