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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54] ‘인공지능이 골라주는 백가지 옷’, 위시링크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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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커머스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옷을 입어보고 사는 것을 당연히 여겼던 그 시절, ‘모바일 패션 커머스’를 하겠다고 나서는 건 확실히 무모한 짓이었다. VC 심사역에게 마저 ‘누가 스마트폰으로 옷을 사겠느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그래도 밀고 나갔다. 그렇게 위시링크가 만들어 낸 메가 히트작이 ‘카카오스타일’이다.

그다음 깃발은 ‘중국 시장’에 꽂았다. 대기업도 아닌 스타트업의 몸집으로 2015년 중국에 건너가 한류패션 역직구 서비스를 런칭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중국, 대만에서 100만 명의 사용자를 모여들었다. 그러나 ‘사드 보복’이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한 번도 쉬운 길을 택한 적이 없는 위시링크가 이번에는 인공지능과 패션 커머스를 결합한 서비스 ‘원데이텐미닛’을 내놨다.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한 인공지능이 하루 100벌의 옷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이들은 이번에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어쨌든 또 한 번의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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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링크 김민욱 대표 / 사진=플래텀DB

네이버 지식 쇼핑 영업 실장 시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패션 커머스 분야의 사업을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특별한 이유는 없다. 네이버 재직 시절에 온라인 쇼핑몰 광고 분야에 대해 알게 됐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를 남보다는 더 잘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계속 이 분야를 파고드는 이유다.

2012년 모바일 패션 서비스 카카오스타일을 카카오와 함께 만들고, 2015년 6월까지 운영을 맡았다. 당시 상장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승승장구했었는데.

2012년 당시는 좀 특이한 시절로, 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습관이 PC에서 모바일로 점차 이동하고 있는 시기였다. 모바일 패션 쇼핑 분야에 대해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때다. 심지어 투자를 받으려고 어느 VC의 여자 심사역을 찾아갔는데, ‘옷을 입어보고 사지, 누가 모바일로 사냐’고 퇴짜를 놨다. 그게 불과 5년 전 일이다. 그렇게 경쟁사조차 없던 시기에 남들보다 먼저 새로운 시도를 했고, 동시에 카카오라는 플랫폼에서 대량 트래픽을 쉽게 끌어올 수 있었다. 이래저래 운이 좋았던 결과다.

2015년 중순에 돌연 ‘카카오스타일’의 사업권을 카카오에 양도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우리가 개발과 운영을 전담하고 있지만, 사실상 카카오 이름을 단 서비스이기 때문에 정체성이 확고하지 못했다. 동시에 내부적으로 카카오스타일 외에 해외 사업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스타일을 더욱 고도화, 내재화시키고 싶어했고, 이런 양사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져 2015년 6월에 사업권을 양도하게 된 것이다. 그 때 들어온 자금이 중국 사업의 기반이 됐다.

그 이후 2년 반 동안의 중국 사업 동안 어떤 경험을 했나.

중국 진출을 위한 준비는 2013년도 말부터 1년 정도 준비를 했고, 2014년도 말에 역직구 서비스인 ‘스타일두’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중국은 통관, 인터넷 서비스 정책 등이 중앙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에, 우리 내부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너무 많았다. 여러모로 국내 기업, 그것도 스타트업이 공략하기는 쉽지 않은 시장이었다. 너무나 복잡다단한 곳이라 몇 마디로 함축하기는 어렵다.

실제 작년 말 사드의 영향으로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스타일두’는 사용자도 꽤 많이 모았고 현지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사드의 여파로 상품의 통관 자체가 어려워지니 속수무책이었다. 돈으로도 해결이 안 됐다. 결국 2년 반 정도 운영했던 서비스를 지금은 중단했다.

열과 성을 다한 일을 포기할 때에는 또 그 나름대로의 큰 용기가 필요하다. 서비스 철수 과정에서 무엇을 느꼈나.

잘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희망만을 갖고서, 너무 어려운 도전을 했나 싶었다. 조금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시작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또 너무 이것저것 생각하고 재기 시작하면 대기업처럼 도전에 소극적이 되어버리지 않겠나. 돈을 많이 써서 그렇지,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경험을 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올 6월, 패션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원데이텐미닛’을 내놨다. 또다시 새로운 시도다.

중국 서비스를 접고, 마지막으로 피봇팅을 해보자 마음을 먹고서는 두 달 동안 팀원들과 머리를 굴렸다. 뜬금없이 SNS나 유틸리티 앱을 만들 수는 없고, 온라인 패션 쇼핑 사업 분야에 남들보다 경쟁력이 있으니 이 분야를 한 번 더 해보자고 결정했다. 쇼핑몰 중심으로 서비스를 잘하고 있는 지그재그와 광고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는 카카오스타일과는 다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 결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상품을 추천해주자는 컨셉을 도출했고, 현재의 ‘원데이텐미닛’을 내놓게 된 것이다.

원데이텐미닛은 어떤 서비스인가.

말 그대로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느라 헤매지 말고, 하루에 십 분 정도만 투자하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패션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처음에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과 연령대를 선택한 후, 며칠만 보여지는 상품에 대해 호불호를 표시하면 자신에게 맞는 패션 상품을 추천 배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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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에 활용되는 인공지능 기술은 팀 내부적으로 원래 갖추고 있었나.

최근 떠오르고 있는 딥러닝 기술은, 진입장벽이 아주 낮은 것은 아니지만 기존 개발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일정 기간 공부를 하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자사가 가지고 있는 도메인 지식과 데이터, 노하우에 기술을 얼마나 잘 적용하는 지에 따라 서비스 가치가 결정된다고 본다. 우리도 우리가 패션 분야에서 지금까지 쌓아놓은 자산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UI가 명료하다고 느꼈다. 틴더처럼 스와이핑(Swiping) 방식을 통해 상품에 대한 호불호를 표현할 수 있다. 개인에 대한 데이터 추적과 분석은 어느 단계까지 이루어지나.

‘추천 상품에서 제외하기’, ‘찜해놓기’, ‘상세보기’ 등 다양한 액션들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한다. 어떤 쇼핑몰을 선호하는지, 어떤 상품을 최종적으로 구매했는지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선호도가 높을 만한 상품을 원하는 시간대에 추천해줄 수 있게 된다.

원데이텐미닛은 입점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나?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나.

끝까지 수수료 받는 일은 없을 거다. 주 수익모델은 역시 광고다. 완전히 타게팅된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다. 현재 누적 순 방문자 수는 5만 명, 일 방문자 수는 5천 명가량이다. 서비스를 써보고 만족해서인지 재 방문율이 높다.

경쟁자는 누구로 보고 있나.

결국 네이버, 카카오 같은 대기업이 경쟁자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보다 모바일 패션 커머스 분야의 경험과 지식이 많고, 이 분야에서 가장 먼저 딥러닝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전면적으로 적용했다. 먼저 시작했으니 남들보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겠지만, 배우는 것도 더 많지 않을까. 그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본다.

7년간 사업을 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겸손이다. 중국 사업도 결국 겸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업이라는 것이 나 자신의 능력보다, 주위의 도움, 운 등에 더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고 느낀다. 그렇다고 운만 믿고 사업을 하는 것도 위험한 태도이겠지만.

위시링크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위험 요인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는가.

처음부터 젊지도 않았지만, 나를 비롯해 팀원들이 나이를 먹어가며 새로운 도전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게 될까 두렵다. 실제로 나이가 들수록, 생활, 생계 등이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위시링크 팀 전체가 원데이텐미닛을 마지막 도전으로 생각하고 있는건가.

사실 그렇다. 자금도 그렇고 한 번 더 이런 도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볼 때가 많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위시링크의 단기, 중장기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원데이텐미닛으로 사용자들한테서 인정을 받고 싶다. 사용자들이 인정하는 서비스가 되어야 안정적인 수익 모델도 만들 수 있고, 그 다음도 계획할 수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모바일 패션 분야에서 사업자, 사용자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내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 도구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인생 목표에 대해 말씀해달라.

계속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큰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다. 훌륭한 인재들이 계속해서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증명된 기록들이 필요하다. ‘이 사람과 일을 하면 이 분야는 확실히 배울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꾸준히 역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원데이텐미닛도 그 과정 중 하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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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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