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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Startup’s Story #356] 드라마 찍어 디저트를 파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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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커머스는 유통 채널의 블루오션으로 불리고 있는 영역이다. 디저트가 가진 감성적 요소에서 기회를 본 최세진 대표는, 본인이 쌓아온 온라인 마케팅 노하우를 활용해 디저트 비디오 커머스 ‘디저트픽(Dessert Pick)‘을 만들었다. 그는 이미 삼청동 관광 명소인 카페보라(Cafe Bora)’를 성공시킨 적 있는 연쇄 창업가이기도 하다.

디저트픽은 2014년 디저트 맛집을 소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시작으로 17만 구독자를 유치했으며, 디저트 콘텐츠에 관한 다양한 노하우와 마케팅 인사이트를 쌓아 올해 7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 지 2개월이 채 안됐지만, 매쉬업엔젤스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기도 했다.

‘삶은 짧다. 그러니 디저트부터 먹어라!’ 디저트픽이 내놓는 달콤한 영상들은 대중을 설득할 수 있을까? 디저트픽의 최세진 대표를 만나봤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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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부분을 직업 군인으로 보냈다. 디저트 사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력인데.

동떨어져 보이겠지만, ‘온라인 컨텐츠 마케팅’ 이라는 하나의 코드로 연결되어 있다. 군 시절 온라인 공군 홍보 정훈 장교로서 <공감>이라는 군내 매체 편집장을 5년간 맡았었다. 온라인 콘텐츠를 다뤄보기 시작한 것이 그때 즈음이다. 제대 후 한국능률협회에서 신사업 팀장으로서, 오프라인 직무 교육을 온라인화시키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기도 했다.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 시점에, IT 분야 창업보다는, 장사를 밑바닥부터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2015년 ‘보라(Bora)’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디저트를 장사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는, 일반 음식과 달리 디저트 안에는 감성과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맛, 영양도 중요하지만 감성적인 코드가 선택의 큰 동기가 되는 품목이다. 여러모로 컨텐츠로 소비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다.

실제 ‘보라’는 SNS를 통한 브랜딩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보라’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색 고구마를 가지고 다양한 보라색 디저트를 메뉴로 구성했다. SNS를 통해서 점점 유명세를 타더니, 작년 중순에는 미국 유명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의 페이스북 계정에 소개됐다. 이후 해외 관광객이 삼청동에 오면 꼭 들르는 장소가 되면서, 자연스레 해외 진출까지 하게 됐다. 현재 미국과 태국에 매장이 진출해있고, 나머지 동남아 국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연내 5개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서 소개한 카페 ‘보라’의 디저트 메뉴. 8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디저트픽은 카페 사업과는 분리된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다. 한창 잘되고 있는 카페를 두고 다시 창업을 한 이유는 뭔가.

‘디저트픽’은 2014년 김대훈이라는 후배와 여자친구가 디저트맛집 정보를 올리면서 시작했고 이후 함께 운영했던 페이스북 페이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전국 디저트 맛집 자료를 모아놓은 페이지였는데, 20만 명까지 구독자 수를 늘렸고 이후 카페사업을 위해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하고자 했지만 ‘보라’로 나름의 성공을 거둔 후 ‘디저트픽’ 페이지 역시 커머스로 사업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을 갖게 됐다. 결국 작년말 디저트픽을 기획하여 올해초 정식으로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카페 사업을 함께 창업한 동기생의 도움이 컸다. 콘텐츠로 수익을 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비디오커머스다. 마침 MCN 산업이 커지며 커머스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다. 아직 비디오커머스가 뷰티 분야를 제외하고는 성공적인 기업이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디저트는 스토리텔링이 구매 동기에 큰 영향을 주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영상 컨텐츠와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현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고, 어느 영상이 높은 트래픽과 구매전환율을 기록하고 있는지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있는 단계다.

구체적인 수익 모델이 궁금하다.

먼저 기본적으로 입점 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모델과 PB 상품 판매, 케이터링과 같은 B2B 사업이라는 세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제일 큰 매출이 발생하는 건 역시 입정 상품 판매 부문이다. 그 중 전국 배송 상품군에서 가장 큰 수익이 난다. 강남권에서는 3시간 내로 배송이 가능하다.

디저트 계의 푸드플라이 혹은 배민라이더스라고 보면 되는건가?

일부 유사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인 맛집 배송 서비스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의 핵심은 비디오 커머스다. 입점 업체의 디저트 상품에 이야기를 입혀 영상 컨텐츠를 만들고, 이를 구매로 이어갈 수 있는 고리 만드는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콘텐츠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PB 상품이 향후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비디오 커머스의 경우,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품이 아주 많이 드는 작업이기도 하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편견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경우, 최대 제작비가 30만 원 정도다. 디저트 관련 웹드라마를 만드는 데 그 정도를 썼다. 우리가 만드는 웹드라마는 디저트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니까, 작품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장비에 돈도 얼마 안든다. 디저트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웹드라마를 제작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요소들만 담아서 촬영하면 된다. 촬영 스텝들도 모두 파트 타임으로 일하고 있고, 배우 인건비의 경우 데뷔 전인 지망생들을 섭외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디저트픽이 만들고 있는 영상 컨텐츠의 구매 전환율은 어느 정도인가.

사실 영상의 반응이 좋다고 해서, 구매가 많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제작한 <디저트데이>라는 웹드라마의 경우 5회 정도 방영이 됐는데, SNS에서 편당 150만 정도의 도달률을 보였다. 하지만 구매율이 특출나게 높은 건 아니었다. 일종의 시행착오였는데, 이를 통해 구매전환율은 해당 영상이 디저트 자체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여주는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플랫폼에서 인기가 많았던 머랭쿠키의 경우, 조회수가 10만 정도 나왔는데 구매전환율이 10%로 아주 높았다. 최근에는 ASMR (자율감각 쾌락 반응, 소리를 부각시킨 영상 콘텐츠을 일컬음) 영상으로 일종의 실험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4회 정도 방영이 되었는데, 구매전환율이 아주 높은 편이다. 음식을 먹는 소리를 부각함으로써, 식욕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저트픽이 만든 디저트 ASMR 영상

강남권 내 3시간 배송은 어떻게 가능한가.

사실 처음부터 물류 배송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 스타트업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배달 스타트업이, 입점 업체 자체 배송을 선호하고 있다. 우리도 이를 참고하여 물류 부담을 낮추고 수익성을 높이려고 했는데, 케이크 배송에서 막혔다. 케이크는 배송 대행업체를 쓰려고 해도, 입점사에서 허락하지를 않는다. 기념일이나 생일에 누가 택배로 케이크를 배달받고 싶겠는가. 또 디저트라는 품목 자체가 파손의 위험도 워낙 크다. 디저트를 음식이 아닌 하나의 작품으로 여기는 점주도 많기 때문에 일반 택배 배송은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강남권과 일부 수도권을 대상으로, 꽃 배달 서비스를 참고해 직접 배송을 하기로 결정했다. 배송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배달통 위에 스프링 장치를 달았다. 케이크가 평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이런 노력을 보고 다른 배달 플랫폼에는 일절 입점하지 않은 청담 라부아뜨와 같은 유명 가게가 우리 플랫폼 안에는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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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내로 맛집 디저트를 배송해주는 ‘슈가보이’

디저트픽의 경쟁사는 어디라고 보나.

입점 형태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모든 배달 서비스들이다. 윙잇, 미래식당 등 버티컬 영역에서 잘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입점몰 사업은 히트를 친 한 제품으 인기가 떨어졌을 때, 계속해서 대체 상품을 발굴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사업 초기부터 PB 상품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놨었다.

사업이 커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위험요소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아무래도 PB 상품의 경우, 잘되면 수익성이 좋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손실이 클 것이다. 스타트업이 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분야인 건 맞다. 지금까지 SNS 채널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들을 PB 상품에 잘 반영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또 디저트 시장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리스크도 있다. 불황기에는 립스틱 효과로 인해 오히려 매출이 뛰는 특이한 시장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디저트 자체가 ‘몸이 좋지 않다’, ‘살이 찐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안좋은 이슈가 터졌을 경우엔 판매량이 급감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으면서 디저트로서의 가치도 높은 PB 제품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런 면에서 유아 디저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가까이는 PB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고, 궁극적으로는 디저트 전문가들이 온라인 매장 없이도 자신의 상품을 유통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싶다. 영상 컨텐츠를 통한 홍보 마케팅부터 브랜딩, 배송과 같은 사업 인프라 전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오프라인 키친을 만들어 레시피만 구상해 오면 일종의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보고 싶다. 이 첫 단계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비디오 커머스부터 시작을 했다. 다행히 우리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느낀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나가겠다. 지켜봐달라.

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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