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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63] 153개국 기업이 사용하는 채팅 솔루션을 개발한 韓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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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드버드(Sendbird)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미국 유명 엑셀러레이터)가 미미박스에 이어 투자를 결정한 두 번째 한국 스타트업이다. 심사가 까다로운 와이콤비네이터에게 투자 받은 한국 기업은 지금까지 총 다섯 곳. 2016년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거치며, 센드버드의 매출은 20배 이상 뛰었다.

센드버드의 핵심 기술은 모바일 앱을 위한 채팅 솔루션이다. 기업 고객은 센드버드의 솔루션으로 자사 서비스에 메시징이나 채팅 기능을 손쉽게 탑재할 수 있다. 기업이 고객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창구를 열어주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챗봇 개발사들도, 자체적으로 채팅 기능을 만들면 시간과 자금 소모가 크기 때문에 센드버드와 같은 솔루션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 현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센드버드는 어떤 팀으로 진화해왔을까. 센드버드의 윤진현 이사를 만났다.

■ 와이콤비네이터가 두번 째로 선택한 한국 기업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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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드버드 윤진현 이사



– 와이콤비네이터를 거치며 매출이 20배 성장했다고.

대화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현재는 6천 개가 넘는 앱, 웹사이트, 게임의 채팅과 메시징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월간 5백만 명 정도의 엔드유저가 우리 솔루션을 통해 153개국에서 1억 개 이상의 메시징을 주고받는다. 주요 고객사로는 국민은행, 코인원, 넥슨, 게임빌, SBS, 티몬 등이 있다. 현재 수익모델은 연간 라이선스 계약 기반이다.

– 와이콤비네이터 시절 만났던 실리콘밸리의 여러 멘토와의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그 곳에 있는 동안, 참 많은 현지 창업가와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세쿼이아캐피탈의 회장인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와 저녁 식사를 하며 실리콘밸리의 뒷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트위치의 공동 창업자인 저스틴 칸(Justin Kan)과 마이클 세이벨(Michael Seibel)이 우리 회사에 개인 투자자로 투자를 했다는 점이다. 그 둘은 와이콤비네이터 시절 우리의 전담 멘토였다.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맺은 멘토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의미가 컸다.

– 2년 이상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조직이 내재화한 교훈과 철학이 있다면?

기존 센드버드가 로컬 지역 내 최적화에 강점을 둔 팀이었다면, 와이콤비네이터 이후에는 모든 것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서 고민하고 실행하는 팀으로 변화했다. 때때로 문화 차이로 불편하고 당혹스러운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글로벌 팀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계속해서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또 글로벌 시장에 맞추어 변화를 시도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기회와 보상이 따른다는 것을 몇 번의 경험을 통해 확신하게 됐다. 이 확신이 우리 팀으로 하여금 타지에서 계속해서 도전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

– 타지 생활을 하면 내부 결속도 상당히 끈끈해졌을 것 같다.

그렇다. 팀원끼리 왜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지 항상 서로에게 상기시켜주며 여기까지 왔다.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진일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팀으로서의 성장이 뒤따라온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 153개국에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

– 현재 팀원은 몇 명인가.

한국에 15명, 미국에 8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 레드우드와 서울, 두 곳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 한국과 미국 두 곳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팀으로서, 센드버드가 가진 강점은 무엇일까.

두 개의 지사를 통해 153개국 기업 고객에게 24시간 고객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글로벌 운영 체제를 가진 기업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 현재 세계에서 채팅 API 시장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는 경쟁사는 어디이며, 이들과 비교했을 때 센드버드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레이어(Layer), 퀵블록스(Quickblox), 하이프네이트(Hyphenate), 트윌리오(Twilio) 등이 경쟁사다. 센드버드는 ‘세계에서 가장 확장성이 뛰어난 채팅 API’라고 자신한다. 우리는 1백만 동시 접속자를 감당할 수 있을 수준의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또 우리는 기업에 초점을 맞춘 유일한 공급 업체이며, 이들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백엔드 비즈니스 및 컨설팅 지원을 동시에 하고 있다.

– 고젝(Gojek), 트레벨로카(Treveloka) 등 인도네시아 시장의 대형 고객은 어떻게 유치하게 됐나.

고젝과 트레벨로카가 막 출시되었던 시점, SEO를 통한 인바운드 마케팅을 열심히 했다. 그 결과 이 회사들이 직접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고, 최근 몇년 간 함께 성장해왔다.

–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알게 된 해외 시장의 특징과 가능성은 무엇인가.

인도네시아, 싱가폴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과거 우리와 일했던 동아시아 기업 고객들의 경우는,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수용력이 상당히 높다. 그러나 이를 일반적인 경우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아직 개발될 수 있는 여지가 아주 많은 국가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시장 잠재력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업 고객 자체가 새로운 기술 동향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편이다. 고객 측에서 아주 빠르게 혁신을 추진하고 있고, 시장 교육 수준도 일반적으로 매우 높다. 새로운 것에 대해서도 아주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제품 차별화와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 전통 금융권 강자 ‘KB국민은행’이 센드버드와 일하는 이유

센드버드가 국민은행과 함께 선보이는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은 두 기업 모두에 게 큰 도전이다. 전통적인 금융권은 규제로 인해 오랫동안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정부가 비중요 정보(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면허번호, 개인신용정보 제외)를 클라우드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형 은행 등도 클라우드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속도를 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기반으로 하는 리브똑똑 역시 그 노력의 일환이다. 센드버드 측 설명에 따르면, 리브똑똑은 보수적인 국내 금융권에서 클라우드 이용해 혁신 서비스를 구축한 첫 사례다.

-KB국민은행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6년 5월, 국민은행이 주도한 KB 금융지주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연을 맺었다. ‘스타터스 밸리’ 멤버사가 되면서, 국민은행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피칭할 기회를 얻었고, 관계자들과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며 좀 더 나아간 뱅킹 서비스에 대해 배우고 논의할 기회를 얻었다.

– ‘리브똑똑’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리브똑똑은 대화형 뱅킹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챗봇을 통해 나의 계좌를 조회한다든가 퇴직 연금을 조회할 수도 있고 간편하게 송금을 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뱅킹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할 수 있었던 기능들을 별도의 UI 없이 대화 형태로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나아가 리브똑똑은 개인 또는 사내 메신저의 기반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메신저 기능을 갖춘 서비스다. 국내 1금융권에서는 거의 최초로 SaaS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 대상 서비스를 구축한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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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똑똑’의 서비스 화면. 고객이 대화창에 ‘#송금 @수취자 ₩금액’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송금이 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은행 거래를 대화로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리브똑똑은 업계 최초 ‘음성인증거래’ 서비스를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 대화형 뱅킹 서비스의 장점은 무엇인가.

대화형 뱅킹은 UI에 구애받지 않고 거의 모든 오프라인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 새로운 버튼이 등장하지 않아도 대화창에서 물어보면 그만이다. 고정된 UI의 한계를 벗어나 완벽하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대화창으로 문의하고,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상담사와 띄엄띄엄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 일을 보아도 된다. 기업 역시 지점에 손님이 없다고 손 놓고 있을 필요가 없다.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서 오는 문의를 응대하면 된다. 더불어 한 번에 여러 명을 응대할 수도 있다.

– 고객 입장에서 편리함 이외에 다른 장점은 없나.

현재 대화형 뱅킹은 메신저 기반 거래와 상담에 집중해 있지만, 미래에는 투자 상담, 자산 관리 컨설팅, 금융 상품 마케팅, 보험 설계 등의 오프라인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형태의 서비스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금은 온/오프라인 대화형 서비스를 병행하는 것이 트렌드이지만, 압도적인 고객 중심의 편의를 앞세운 비대면 대화형 뱅킹 서비스가 지속해서 나오다 보면 향후에는 대부분의 고객이 지점을 찾는 일이 서서히 줄어들게 될 것이다.

– 기존 온라인 뱅킹 서비스보다 보안 측면에서 취약하지는 않은가?

리브똑똑은 기존 뱅킹 서비스와 같은 수준의 높은 보안성 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대화들은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이용해서 이루어지지만, 중요 정보를 다루는 금융 관련 기능들은 여전히 국민은행의 고유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는 형식으로 완전히 이분화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형이라는 점이 보안에 특별히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해석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 리브똑똑 개발과 출시를 통해 센드버드가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자산은 무엇인가.

여태까지 대화형 뱅킹 서비스가 시도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정도 규모에, 통합 뱅킹 서비스가 출시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전통 은행에서 이토록 나아간 서비스를 고객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으로 런칭했다는 점과 SaaS 기반 API와 SDK 솔루션을 적용한 서비스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엔터프라이즈 IT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금융권에서 우려했던 클라우드의 보안이나 규제적인 문제를 돌파했다는 점은 많은 클라우드 기반 IT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이 전통 금융권에서도 열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핀테크를 넘어 전 산업 분야에서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갖는 가능성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제는 어떤 앱이나 웹사이트던 기존의 고정형 유저 인터페이스에서, 어떤 U/X도 소화 가능한 Zero U/I인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전면 또는 일부에 제공하는 시대다. 그런 측면에서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고객과의 단독 채널을 의미한다. 그 말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 즉,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CS(customer service)는 A/S 개념에서 커스터머 카운슬링 그리고 나아가 마케팅과 세일즈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과 소통의 채널이 열리는 순간 CS, 마케팅, 세일즈가 모두 하나로 연결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CS, 마케팅, 세일즈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게 된다. 또 문자 메시지가 가지고 있던 기술적 한계와 가격 부담을 IP 메세징이 깔끔히 해결해버리면서 대화형 뱅킹, 대화형 커머스, 챗봇 등 대화형 기반의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 센드버드의 향후 투자 유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와이콤비네이터를 통해 트위치의 창업자인 저스틴 칸(Justin Kan)과 펀더스클럽 등 실리콘밸리 주요 인사들과 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 A 투자는 올해 겨울부터 준비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센드버드의 향후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단기적으로는 챗(Chat) API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SaaS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 그리고 기계와 기계 간 모든 상호 작용을 디지털화하는 기업으로 발전해나가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달라.

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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